[충청매일] 목민심서.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 선물 받은 책이다. 얼마 전 우연히 ‘다시 읽는 목민심서’를 접하게 됐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정치가·철학자였던 정약용이 19년간의 귀양살이를 하던 때에 집필한 목민심서를 읽으며, 정약용의 우직한 자세와 따뜻한 애민사상에 공감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1장 부임육조(赴任六條) 1조 제배(除拜). 부임 때 여비조차도 나랏돈으로 사용됨을 알아야 되니 재물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되며, 거짓과 부패가 만연하지 않도록 시작부터 단속을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조 치장(治裝)인데, 부임 시 행장을 꾸릴 때 의복과 말의 안장은 쓰던 것을 그대로 쓰도록 하고, 새것을 마련하지 않도록 하는 등 청렴한 선비의 행장을 강조했다.

2장 율기육조(律己六條)는 1조 칙궁(飭躬 단정한 몸가짐), 2조 청심(淸心 깨끗한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업무할 때와 업무 외의 시간을 보낼 때에도 같은 마음으로 칙궁(飭躬)·청심(淸心)해야 한다는 것에 매우 공감한다.

또한 청렴은 수령의 덕목이며 본분으로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근원이라고 했다. 청렴은 세상을 크게 사들이거나 파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세상과 장사를 하려면 청렴해야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렴을 교훈으로 삼고 탐욕을 삼가려 온 힘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2장 3조 제가(齊家). 자신을 닦은 뒤 집안을 다스리고, 집안을 다스린 뒤에 나라를 다스린다 함은 천하의 공통된 원칙이다. 고을을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우선 제 집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 공직을 맡은 부서의 업무보다 우선 집 안을 다스려야 하고, 다스린다 함은 검소와 규문을 반드시 지키고 세워 집안의 법도를 문란하지 않도록 지켜나가야 한다. 법을 세워 거듭 금하도록 하되 우레와 서리같이 엄하고 냉정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청탁이 이뤄지지 않고, 뇌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집을 올바르게 세웠다고 본다.

이처럼 청렴한 공직자로서 나가기 위해서 가장 큰 약점은 본인 자신과 가족들에게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공직의 명을 받는 첫 순간부터 업무를 시작하기 전 본인과 가족의 올바른 가치관을 세웠다면 공직자로서 업무를 시작할 준비가 끝난 것이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목민심서의 시작과 끝까지 공직자로서 어떠한 가치와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끊임없이 전해주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나에 대한 사랑이며, 나와 나의 가정에도 사랑과 덕망의 풍요가 차고 넘치는 복된 가정이 되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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