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느덧 12월이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사랑의 열매’와 ‘사랑의 온도탑’으로 상징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이웃돕기 모금 활동도 시작된다. 올해 ‘희망 나눔 캠페인’은 지난 1일부터 모금에 들어가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진행된다. 캠페인 기간이 지난해보다 10여일 줄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 나눔 목표액을 2019년 4천257억원에서 3천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와 호우피해 특별모금 등으로 국민의 부담이 가중된 데다 캠페인 기간을 단축 등을 고려한 조정이라는게 공동모금회의 설명이다.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제 상황도 반영됐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모금 목표액을 지난해 68억3천300만원보다 90% 가량 낮춘 61억5천만원으로 잡고 활동에 돌입했다. 충북공동모금회는 시·군 순회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통해 모금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행사가 축소되고 있어 시작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올 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실업자가 급증하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폐업이나 생계 위기에 내몰렸다. 경영이 녹록지 않은 기업들도 외환위기 때만큼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기부액을 줄이거나 아예 기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모금액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인데 걱정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기부문화 위축에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제대로 올라갈 수 있을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한파는 연탄 기부 손길도 멈추게 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집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기부된 연탄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5만장보다 47% 감소한 92만장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봉사자 수도 9천83명에서 4천235명으로 53% 줄었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연탄을 기부할 때는 연탄을 나르는 봉사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참여를 꺼린 탓이다. 이래저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들의 겨울이 혹독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웃돕기 모금액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결국 지역 소외계층들의 어려움만 가중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번에 모금하는 성금을 코로나19 위기상황 대응, 양극화 완화를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사회적 돌봄 지원, 교육 격차 등을 완화하는 자립역량 강화 등 4대 나눔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나눔 계획’을 사전 공개했다. 특히 전체 모금액의 62.2%를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의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지원 등 양극화 완화에 집중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모금 목표액 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지원이 끊기게 된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오히려 많아졌다. 홀몸노인, 실직자, 저소득층,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사회의 취약계층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연말연시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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