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시 맹학교 졸업생 피아니스트 신재령(23)씨가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숙명여대 대학원 피아노 학과에 합격했다.

“처음 대학 입학을 결정할 때 원했던 학교가 숙명여대였는데 1차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대학원 만큼은 숙대에 가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노력했어요. 한을 푼 거죠.”

‘앞 못 보는 피아니스트’ 신재령씨가 합격소감을 전했다.

앞서 신씨는 2019년 5월 25일 청주 동부창고 34동에서 자신의 첫 독주회를 성공리에 치렀다. 그 때와 달라진 건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었을 지난해의 모습과 달리 이젠 숙녀 티를 물씬 풍긴다는 점이다.

신씨는 지난 달 27일 숙명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피아노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5명을 뽑는 데 74명이 지원했다. 관련 학과에서 숙명여대가 경쟁이 제일 치열했다. 입시 곡은 베토벤 소나타 18번이었고 자유곡으로 쇼팽의 ‘스케르초 2번’을 연주했다.

신씨는 합격 소식을 듣고 엄마와 껴안고 울었다. 합격 통지서에 대학 총장 직인이 찍혀있다는 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2017년 맹학교를 졸업하고 배재대에 진학한 신씨는 지역의 피아니스트이자 목원대 음대 피아노과 전다미 외래교수를 졸업 전인 2014년부터 사사했다.

배재대 재학 중에는 이 학교 이명자 교수로부터 레슨을 받았다. 서울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이 교수는 방학 때 시간을 내 신씨를 가르쳤다.

신씨는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과 달리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학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정이 많아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었다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장애에 대해 비관하거나 실망하지 않는 데다 정상인들과 겨루면서도 불리하다거나 위축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신씨가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 역시 음악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더 잘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막내아들인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다.

“학교 실기 수업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바로크 등 시대 별로 작곡가와 음악이 많습니다. 대학원에 가면 더 많이 배울 수 있어 기대돼요. 연주회도 매년 정기적으로 열고 싶어요.”

신씨는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대학원 생활을 할 예정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 향후 박사과정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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