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전략은 역선택의 전략이다. 이의 대표적 사례는 위기를 기회로 하는 전략이다.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은 위기일 때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었다. 이름 있는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 할 때 주식을 매입한다. 상품 가격은 제품을 만드는 원가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저가제품의 대명사인 다이소는 가격에 맞추어 제품을 만들었다.

우리 속담은 이러한 역설을 가르치고 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고 하고 “예쁜 자식 매로 키우라”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면서 성공을 위해서 실패하라고 한다. IBM 창업자 토마스 왓슨은 “성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실패율을 2배로 늘리는 것이다.”라면서 실패를 조장하고 있다.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108번의 실패를,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만들기 위해 2천774번의 필라멘트 실험에서 실패했다. 최근에 유행하는 다이슨 진공청소기는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 5천127번의 청소기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패의 의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실패를 그것도 초기에 많은 실패를 할 것을 주장한다.

진정한 시간 관리자는 시간을 초월한 사람이다. 진정한 시간 관리는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듯 자기 일에 몰입할 것을 요구한다. 시간 관리의 고수는 시간을 무시하거나 초월한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가장 불합리한 아이디어가 더 합리적이다”라고 한다. 모든 종교는 나를 얻으려면 나를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정 스님은 내가 풍요롭기 위해서 무소유를 말씀하셨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삶의 진정한 의미나 사물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단순하고 간결한 것을 추구한다. 이들도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적게 가지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두 상식과 대립하는 역설을 강조한다.

얻으려면 주라고 한다. 더 많이 얻으려면 더 많이 주라고 한다. 망하는 식당과 흥하는 식당의 차이는 흥하는 식당이 망하는 식당에 비하여 더 많은 것을 고객에게 준다는 것이다. 삼국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은 싸움에서 지는 척하면서 후퇴를 하여 유인하고 매복으로 기습하는 방법이다. 비록 속임수이기는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 져주라는 전략을 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이다.

지금 정치권의 싸움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초미에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싸움을 보면 정치판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수단과 속임수가 다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역설의 전략은 없다. 이기려면 지라고 하는 데 오직 이기려고만 한다. 이기려고만 하는 싸움은 둘이 같이 공멸할 수 있다. 자기의 주장만 역설(力說)하다 보면 자기주장이 가지는 역설(逆說)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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