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학생들에게 질문하면 ‘무엇을 알아야지 질문을 하지요?’라고 한다. 모르니까 질문을 하라는 것인데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유치원 아이들이 질문을 가장 많이 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질문을 하지 않고, 대학생들이 가장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이 질문하지 않도록 하는가?

다음 달 3일에 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다. 우리의 모든 교육은 이 수능에 초점을 두고 이뤄진다. 수능은 다섯 개 가운데 올바른 것 한 개를 고르는 객관식 시험이다. 수능 문제를 푸는 사고 능력은 분석적이고 수렴적 사고이다.

반면에 질문을 하는 사고는 호기심이나 창의력에 의한 발산적 사고이다. 수능이 지문을 늘리고 사례 문제를 내어서 수렴적 사고를 하는 객관식 문제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이를 보완하는 논술시험은 소수의 대학에서 실시할 뿐이다. 우리의 교육제도가 질문하는 교육을 포기하게 하였다.

과학이 주도한 산업사회에서는 4지나 5지 선다형과 같은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식 산업사회 또는 4차 산업사회에서는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중의 답을 요구하고 때로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이에 필요한 능력은 창의력이고, 하나의 정답을 찾는 수렴적 사고가 아닌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는 발산적 사고를 요구한다.

발산적 사고를 위해서는 올바른 답을 구하는 질문보다 올바른 질문을 하는 방법에 초점을 둬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만약 곧 죽을 상황에 있고,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 주어져 있다면, 나는 1시간 가운데 55분을 올바른 질문을 찾는 데 사용하겠다. 올바른 질문을 찾고 나면 정답을 찾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도요타식의 5-Why 질문 방법은 대부분 문제는 5개의 질문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질문은 선승이 수도승에게 던지는 화두와 같은 질문이 필요하다. 그 질문은 답을 얻기보다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질문이다. 수능의 문제 풀이는 생각하기보다는 기억을 요구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보다는 생각이 폭을 좁힐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생각하게 하는 질문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질문이어야 한다.

우리의 학생들은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받으면 그것을 정답을 구하는 질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즉 질문에는 항상 하나의 정답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접하지 않은 질문에 대하여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우리 앞에 있는 많은 문제는 우리가 접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이다.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올바른 질문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그 대답은 상식과 달라도 된다. 창의력은 오히려 상식과 다른 답, 엉뚱한 답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것이 생각하게 하는 선문선답식 질문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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