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창스튜디오 6기 김준기 작가 ‘타자의 초상’展

왼쪽부터 타자의 초상-반장님456, 타자의 풍경-淸明2.
왼쪽부터 타자의 초상-반장님456, 타자의 풍경-淸明2.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김준기 작가가 오는 23일까지 서울 갤러리 밈 전시장에서 ‘타자의 초상’을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충북문화재단 ‘2020년 중견작가 서울전시지원에 선정돼 진행하는 이번 개인전은 ‘타자의 초상‘과 ‘타자의 풍경’ 작업을 거쳐 개인적인 서사와 가족의 사건, 심리적 풍경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작품들이다.

단지 개인적 서사의 발현을 통해 표현된 최근의 작품들은 형상 그 자체의 힘으로 개인의 자아성찰에만 머물지 않고 현 시대에 만연돼있는 불안과 불평등 등 시대의 구조적인 문제로도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의 작업은 아버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아들(작가)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아버지를 추모하고, 아버지와 같은 듯 다른 자아의 위치를 확인하는 내밀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번 작업은 불혹(不惑)에 결혼해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아들(작가)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과 데쟈뷰 되듯 피 말리는 힘겨운 노동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대면한 날것의 ‘나(자신)’를 통해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대상화, 물화를 경험한다.

이렇게 대상화(對象化)되고 물화(物化)된 ‘나’를 통해서 ‘나’에 대한 ‘너’ 뿐만 아니라 ‘그’나 ‘그것’으로까지 사고를 확장 시킨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사람의 내밀한 서사가 표피적인 형상(形象) 너머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밈의 2, 3, 4전시장에서 개최된다.

3전시장은 복층구조의 전시실로 날것의 ‘나’를 통해 ‘타자화’된 ‘나’를 발견하는 ‘타자의 초상’ 시리즈가 전시된다. 유년시절부터 성년이 되는 시기에 줄곧 마음속에 간직해왔던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삶의 의미를 현 시대의 삶에서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평안민국(平安民國)’시리즈가 4전시장에서 전시된다.

2전시장에서는 생성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풍경 속에서 대상화되고 물화된 ‘나’를 발견하는 ‘타자의 풍경’ 시리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타자들의 삶에 대한 욕망의 이기(利器)를 반추하고, 자연스러운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사유의 과정을 풍경의 한 장면을 통해서 은유적으로 성찰하도록 한 작업이다.

 김준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타자의 존재와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현시대의 불안과 불평등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성찰하는 계기 될 것”이라며 “거울에 새기고, 벗겨져 투과된 빛으로 그려지는 ‘빛 그림’이라는 작가만의 조형어법이 초상, 설치, 풍경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확장되고, 폐건축자재 등 다른 물성의 재료들과 결합해 새로운 이야기로 해석되는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준기 작가는 원광대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했다. 2002년에 첫 개인전 ‘思惟속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세상’(우봉 미술전시관 기획 초대, 대구)을 시작으로 2013년 일곱 번째 개인전 ‘타자(他自)의 초상’(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에 이어 이번이 열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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