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대북 경계태세에 또 한 번의 문제가 발생했다. 북한 주민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군사분계선과 GOP 이남까지 넘어 왔으나 우리 군이 14시간 동안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3일 오후 고성지역 군사분계선 이남의 남측 철책을 넘어서 월남했으며 우리군 열상감시장비에 실시간 포착됐다.

그러나 당시 철조망에 설치된 센서가 먹통이어서 북한 주민은 철책을 넘은지 14시간동안 남쪽 지역을 버젓이 돌아다니는 일이 발생했다.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센서가 감지해 5분 대기조가 출동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월남 하루 전날에도 두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상의 북측 지역을 배회하는 장면이 군 열상감시장비에 찍혔으나 이후 남쪽으로 넘어오기까지 전혀 관측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군은 비무장지대 경계선을 따라 3중의 철책을 세워두고 적의 기습·침투를 막기 위해 24시간 경계를 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북한 주민이 걸어서 남쪽지역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가 2012년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리며 ‘노크 귀순’을 했던 곳이여서 비난도 높다.

군은 “동부지역 일대의 지형은 능선이 많고, 능선 쪽에 철책이 많아 감시장비로 모든 지역을 관측할 수 없다”며 “지형으로 인해 관측에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의 설명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다.

군의 경계 실패는 이번 일 뿐만이 아니다. 20대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것이 불과 몇 달전이고, 2012년과 2015년에도 매끄럽지 못한 귀순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었다.

군의 철통같은 경계 태세는 안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군은 작전에는 실패할 수는 있어도 경계에 실패하면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말이있다.

하지만 경계 태세에 누수가 자꾸 발생하는 데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지난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격됐음에도 북한은 책임을 대한민국에 돌리고 있는데도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도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정부 들어 남북간의 긴장이 상대적으로 완화되면서 군의 기강도 해이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듯하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계태세 점검을 포함해 군 전체에 대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적극나서야 한다.

또한 되풀이되고 있는 최전방 경계 실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면밀한 향후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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