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문화재단 및 정부, 문화예술정책 변화 시도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재단, 온라인 공연제작지원 등 제도 신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등 지원정책도 강화

매마수 문화포럼서 정책 변화·점검 시도

공모사업 규칙 완화, 예술인 불이익 없애

코로나 장기화땐 야외공연 확대 추진키로

윈도우 뮤지엄·집콕 라이브 콘서트 등 기획

소상공인·예술단체들 상생문화정책 진행

정부·지자체, 안전한 문화생활에 적극 개입

 

감성밴드 파인트리(대표 여승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2020 달려라 달려 신나는 예술여행 ‘춤이 있는 국악콘서트, 파인트리’를 지난 9월 18일 충북 음성군 능산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세종 전의향교, 증평 보강천 물빛공원, 경북 영주 하늘꽃마을 등 13회에 걸쳐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증평읍 보강천 물빛공원에서 5월 예정된 공연을 연기해 지난 7일 시민들과 만났다.

 

●충북문화재단, 온라인 공연제작 지원 등 지원제도 신설

이렇듯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롭게 신설된 사업들도 눈에 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 2021년부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 하느냐다.

충북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조치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비대면 사업 및 지원사업을 신설했다. 비대면으로 공연을 송출하기 위해 충북문화재단 자체 유튜브 계정을 개설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스트리밍 및 녹화 공연이 ‘코로나19 온라인공연-콕콕콕 콘서트’,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등의 명칭으로 진행됐다.

특히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 익숙하지 않은 예술인을 위해 영상제작 및 업체 선정·송출을 지원했으며, 문화예술단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온라인공연 제작지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등 지원제도를 신설, 온라인상에서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들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창작활동이 위축되거나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연예술단체의 창작활동과 관련된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대면 환경에서의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힘든 예술인을 위한 창작활동 준비금 특별지원사업을 통해 예술인들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청주시는 전시와 공연 등 대면행사들이 불가능해지자 정부의 긴급지원, 생활안정자금대출 등의 기조에 발맞춰 문화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책으로 문화정책의 방향을 강화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사무총장 박상언)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진행하는 ‘매마수 문화포럼’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시대, 문화예술정책의 변화’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설립 19년 만에 첫 기록문화를 위한 ‘예술창작발표지원사업’을 신설,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11월부터 진행하는 문화도시센터의 ‘상생프로젝트’를 통해 청주예총·민예총을 비롯해 충북이벤트협회, 청주시서점협동조합까지 함께 문화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는 등 상생을 위한 문화정책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청주문화재단이 충북도와 함께 코로나 19로 인해 새롭게 기획한 행사로는 ‘청주를 켜자 소비 ON, 굿-bye코로나 굿-buy충북’ 착한 소비 시민 캠페인이 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주 전역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경제 및 문화소비 촉진을 위한 캠페인으로 지난 5일 시작해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소상공인 상생문화 챌린지 일환인 문화예술관련 주요 행사로는 문화예술 상점지도 및 굿즈제작,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과 연계해 작품 전시 또는 판매하는 ‘윈도우 뮤지엄’, 예술인들이 직접 디자인한 코로나19 극복 심볼 제작, 음악 국악 연극 무용 미술 등 문화예술인 총 40여 팀이 출연하는 온라인 ‘집콕 라이브 콘서트’ 등이 청주시 전통시장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또 다른 신설 사업은 정부의 문화뉴딜 정책 일환으로 진행하는 청주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사업이다. 이는 문화제조창 광장, 동부창고, 청주향교 주변을 대상으로 총 4억원의 예산을 3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지원한다.

이와 함께 문화도시 조성사업 중 ‘다음세대를 위한 기록가치 발굴 사업’ 일환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 문화예술 현장기록 및 연구’가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문화예술계의 피해와 변화를 아카이빙 해 현장 목소리가 투영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 하고자 기획됐다.

 

●재단 지원제도·공모방식 운영에 대한 규칙 완화

코로나 19로 인해 충북문화재단과 청주문화재단은 지원제도 및 공모방식에서 운영에 대한 규칙 완화 등 변경한 사례가 있다. 우선 충북문화재단 지원사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면 자격 상실 등의 불이익이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특수성을 감안해 불이익을 미적용 시켰다. 또한 사업수행기간 및 정산기간을 연장시켜 예술인들의 부담감을 덜어주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대면 활동을 취소하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대체 활동으로 전환했으며, 프로그램 참여 접촉 인원수를 최소화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다수 공연 및 교육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예를 들면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경우 사업포기를 하거나 규모를 축소해도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지역문화특성화지원사업과 청년예술가창작지원사업도 사업 포기시 불이익이 없으며 사업수행기간 및 정산을 연장해 주었다.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구축지원사업은 비대면 교육병행 및 대체활동을 인정해주기로 했으며 찾아가는 문화활동지원사업도 사업기간 연장 및 비대면 공연추진을 허용했다.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활성화 지원사업 역시 활동시수를 완화해주었으며 인원 및 장소변경, 분반수업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청주시립예술단은 코로나 19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향후 브런치 콘서트 등 일부 공연은 대면과 비대면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며 베란다 콘서트, 토요콘서트, 공원 콘서트 등 야외공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승환 대표이사 “내년엔 체계적인 사업 정책 운영”

충북문화재단 김승환 대표이사는 “지원사업은 지침을 완화시켜 코로나19로 인한 예술인들의 어려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자료를 2021년 사업에 반영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철저하게 대비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세계적인 대재앙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올해 사업과 달리 내년에는 체계적인 사업 정책을 운영해 예술인과 도민 모두가 만족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북문화재단은 예술단체 및 예술가의 역량 증진을 위한 지원 정책을 새롭게 마련하고,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및 디지털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온라인 정책을 구성해 예술가 및 예술단체의 활동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재단은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적절히 방역과 보조를 지원해 모두가 안심하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충북도를 완성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 계획된 문화예술 사업은 재난 위기 상황에 맞춰 무관중 랜선 전시 또는 사전예약제 방문관람, 온라인 공연 및 영상 콘텐츠 사업 위주로 전환해 무료로 시민에게 공개하는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작품을 한 장소에 모아서 보여주는 대규모 국제 행사인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고민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올 한해만 해도 아트페어나 콘퍼런스, 비엔날레 등의 행사가 축소 또는 취소되거나 웹으로 옮겨졌다. 웨비나(Web+Seminar) 또는 웹포지엄(Web+Symposium) 등의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발제자나 토론자, 또는 관람객이 행사 장소로 이동해 참여하는 게 아니라, 웹을 통해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오프라인에서 구현해온 창작방식이나 국제교류 전시 등도 온라인 구현 방식으로 바뀔 시점을 마주하고 있다.

이렇듯 2020년이 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기까지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의 환경을 잃지 않고, 달라지는 방식에 적응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주는 정책이 중요해졌다. 예술인들은 각자의 언어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를 논하는 작품과 콘텐츠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이 맞춰 정부와 자치단체는 지원정책의 변화를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고, 그것을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과 시민이 적정하고 안전한 거리에서 만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일에 정부와 자치단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산업의 연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구축, 예술인 참여 온라인 콘텐츠 제작, 청주형 문화예술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드라이브 인 공연, 베란다 콘서트, 문화예술 배달 서비스 등이 향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북과 청주문화재단의 하반기 주요 사업들이 이 같은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청주문화재단은 코로나 19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는 문화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청주문화재단이 진행한 매마수 문화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정책의 변화’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임학순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교수는 “기존의 계량적 성과에 무게를 둔 지원 평가방식 또는 과정보다는 결과로만 평가하는 방식 등도 달라져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모두가 처음 맞이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재단과 지역 문화예술계, 시민들이 함께 지속적인 논의의 장(민관 문화예술 위기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상언 사무총장 “원칙 고수와 확대”

박상언 청주문화재단사무총장은 “우리의 간절한 기대와 달리 코로나 팬데믹은 좀 더 계속될 것 같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문화예술정책은 첨단기술의 발달과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에 따른 언택 시대를 대비해야 했다. 스스로가 만들어온 이러한 문화 환경에 뒷짐만 지고 있던 우리를, 코로나19가 미증유의 강력한 질문으로 꾸짖으며 그 답과 행동을 강요했다”며 “그러나 그동안 현장감과 실감을 생명으로 전개해온 세계 각지의 공연과 전시, 축제들은 허둥지둥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어쩌면 오히려 다행이다. 우리 재단의 다짐은 간단하다. 현장 문화예술인들은 창작·발표의 환경이 축소되지 않고, 시민들은 참여·향유의 기회가 보장될 수 있게 하자는 원칙의 고수와 확대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창작자와 향유자가 모두 함께 숭상하고 공유해 나가는, 즉 결과보다는 과정을 앞세우는 슬기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의 모든 문화예술행사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좋은 전시와 공연을 일반 시민들이 충분히 향유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많은 예술인 및 단체, 기관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주목을 끌기에는 경쟁이 치열하다. 2021년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우왕좌왕하며 예술인은 예술인들대로, 고통을 겪고 시민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잃는다면 큰 낭패다. 문화재단과 시민, 문화예술계가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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