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with) 코로나시대…새로운 변화에 몸살 앓는 학교 현장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사상 첫 온라인·등교수업 병행…일상생활 급변

학부모-아이들에 할애 시간 증가·피로감 등 호소

학생들-마스크 착용 수업·교내 거리두기 일상화

교사들-원격수업 부담·학생 지도 어려움 등 가중

원격수업 의구심·교육복지 사각지대 해소해야

학생 정서 지원·생활습관 교육 필요 목소리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 시대가 생활화되고 있다. ‘K방역’에 이은 교육혁신 ‘K에듀’로 교육계도 발 빠르게 대처하며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맞았고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의 일상생활도 바뀌었다. 충청매일은 창간 21주년을 맞아 코로나19로 달라진 교육계와 이로 인해 도출되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코로나19로 육아 가중된 부모들.

코로나19로 인해 학부모들은 3월 새학기 뒤 ‘혼란’과 ‘우려’ 속에서 7개월여를 보냈다.

사상 처음으로 학교는 문을 닫았고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다 보니 많은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기도 했고 일상생활이 달라졌다.

지난 4월 온라인 개학이 진행됐지만 미디어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을 둔 학부모들은 출석부터 과제까지 모든 부분을 챙겨줘야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학교가 끝난 뒤 돌봄교실이나 학원에 아이를 맡겼지만 문을 닫으면서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사라졌다. 홀로 집에 둔 아이가 불안해 집 안에 CCTV를 설치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외벌이 부모들도 달라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듣는지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어려워지고 등교 제한으로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사적인 활동도 사라졌다.

실제 ‘독박육아’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상담 등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등교수업이 재개된 이후에도 달라진 일상에 학부모들의 피로감은 여전했다. 아침부터 자녀들의 건강상태를 매일 체크하고 혹시나 학교에 코로나19 감염자 또는 접촉자가 있을지 몰라 공지가 올라오는 밴드나 학부모 카페 등을 확인해야 했다.

등굣길에는 반드시 마스크에 스트랩을 채워 보내고 마스크를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마스크를 항상 챙겨주고 주기적으로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일정량의 손소독제를 챙기고 있다.

 

●코로나19라는 틀에 갖힌 학생들.

코로나19 이전에 자유롭던 학생들의 생활은 바뀌었다.

온라인 수업의 경우 학생들은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는게 아닌 집안 책상에 앉아 스마트기기 또는 컴퓨터를 통한 출석체크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 중 필요한 질의사항 등은 담임선생님과의 카톡이나 수업을 듣는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한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과제를 작성한다.

학생들은 하루종일 집에 갖힌 채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등교수업도 학생들은 자유로웠던 기존 학교의 모습이 아닌 코로나19로 인해 틀에 박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등교하던 풍경도 사라지게 됐다.

학생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부터 일정거리 간격을 유지하면서 학교 현관 입구에서 발열을 확인하고 들어설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을 듣고 일정 간격에 맞춰진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먹던 급식시간에는 딱딱한 식탁 칸막이에 가로막혔다.

특히 가장 큰 행사인 졸업식과 입학식, 학교 축제나 운동회들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교사들도 가보지 않은 길.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에 맞춰 학교현장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사상 첫 온라인개학 등 교사들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걸었다.

코로나19로 지난 4월 교육부는 순차적 온라인개학을 발표하면서 일선 학교현장은 혼란스러웠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을 시행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였다.

원격수업에 필요한 기자재 등이 확보되지 않았고 스마트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은 일부 교사들은 부담감이 가중되기도 했다.

교사들은 유튜브를 통해 직접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온라인 수업과 관련해 자발적으로 연수에 참여하는 등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충북지역에 있는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에 앞서 자발적인 참여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관리형 온라인학습 통합지원 포털인 ‘바로학교’를 제작해 달라진 교육환경에 미리 대비했다.

‘바로학교’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강정학습 상황 확인, 결과물의 피드백, 생활교육, 건강상태 등을 관리하면서 학습공백을 최소화했다.

등교수업이 재개되면서 교사들은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천상신초등학교 이대섭 교사는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와 학생들은 친밀감과 신뢰조성이 매우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에게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워졌다”며 “예체능과 같은 과목을 통해 아이들과 접촉하지 못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언제 다시 확산돼 온라인수업이 재개될지 몰라 항상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둘 다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학교 외적인 활동도 자제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인해 학교시설도 변화하고 있다.

청주시 내곡초와 율량중, 봉명고, 충북공고 4곳의 학교에는 온라인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확보, 원격수업콘텐츠 제작 기반 조성 등을 구축했다.

특히 비대면 실습수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충북공고 교사들은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전공 실습과 이론, 보통 교과 이론, 체육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액션캠과 캠코더, 짐벌 등 다양한 촬영 장비들로 현실감 있게 촬영해 강의를 제작하고 있다.

●달라진 교육환경으로 인한 학력격차 등 대안은.

코로나19에 발 맞춰 빠르게 교육계가 변화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습공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도내 학부모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고 학부모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중복선택 가능)으로 ‘학습공백’(77.2%)을 꼽았다.

원격수업이 학습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격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사실상 쌍방향 수업외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교육에 대해 더욱 의존하게 되고 빈부격차에 따른 교육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력격차 해소 방안으로 정부의 지원, 학생교사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청주교육대학교 유제순 교수는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돼 다시 온라인수업을 진행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학생과 교사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기술개발 등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빈부격차로 인해 교육격차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저소득 계층을 위한 꼼꼼한 정부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돌봄사각지대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복지사 같은 시스템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학력 격차뿐만이 아니라 방치되고 있는 학생들의 정서 지원과 생활습관 교육 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아동심리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며 “혼자 있는 시간을 아이가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도록 할 것인가,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집에서 운동을 하도록 할 것인지 이런 부문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맞춰 아이들이 비대면 대화방을 개설해 학습 외에도 취미와 주제별로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정서적 교감과 소통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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