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서울대 입학생 전국 최하위’ 반박자료 공개
교총 “자료 못 믿겠다…평준화고 실태 조사단 구성하자” 촉구
교사·학부모단체 “서울대 진학결과로 성과 판단, 시대착오적”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최근 충북도교육청이 청주시 평준화고교 균등배정 학생들의 첫 수능 성적 발표와 관련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21일 충북지역 서울대 입학생 전국 최하위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수능 성적을 직접 공개했다.

이에 대해 26일 충청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충북교총)는 발표한 자료를 믿을 수 없다며 제대로 된 현황을 학부모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북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1일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청주시 평준화고 입학제도 배정 방식을 개선해 대학 진학이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지만 믿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17년 4개 군으로 균등 배정한 청주시 일반고 학생들의 2020학년도 대학진학 결과를 도교육청과 교원단체,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청주시 평준화고 학력 실태 조사단’(가칭)을 구성해 이번 논란을 불식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충북지역 교사단체와 학부모단체는 엘리트중심 경쟁교육과 학교서열화, 교육 불평등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는 이날 “이광재 의원이 ‘서울대 입학생 수 지역 간 비교 자료’로 강조한 부분은 지역 간 불균형 심화와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중앙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대책 마련”이라며 “그런데 이후의 지역 내 논의과정을 보면 핵심에서 벗어나 서울대 입학생 수만을 가지고 교육의 성과를 따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묻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상위권 아이들의 대학 입학 성적만으로 교육의 성과를 운운하는 것인지 학부모로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라며 “교육 당국과 교육 현장은 지역별, 학교별 교육 격차 발생으로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을 없애고, 충북의 모든 학생들이 교육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라고 촉구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청주지회 창립위원회(참학 청주지회)도 이 같은 논란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참학 청주지회는 “서울대 진학 결과는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라며 “서울대 진학 결과로 충북 교육의 수준을 평가하는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극히 소수만 입학하는 일류대를 목표로 학교의 교육과정과 진학 시스템이 구동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며 “그런 학교 안에서 대다수의 학생은 들러리로 전락하기 마련”이라고 비난했다.

충북교사노동조합(충북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교육 논쟁이 어느 대학에 몇 명 보내느냐에 머무르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충북교사노조는 “학교 교육의 결과가 대학 진학률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오로지 서울 상위 대학 진학률로만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학벌주의이자 서열화”라며 “이러한 맹목적 학벌주의는 교육과 학생을 수단으로만 여기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을 받아 어떤 성장이 이뤄졌는지를 골고루 따져봐야 한다”며 “고교 입학전형 개선안이 어떤 방식으로 충북교육에 영향을 끼쳤는지, 잘된 점과 여전히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를 복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 학부모들의 지역 교육 만족도가 대학 진학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엘리트 중심의 인재 육성과 경쟁 교육이 그 해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