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29일 ‘청주 하이테크밸리 산단 조성’ 최종 심의
교원대 “사육시설과 매우 근접…복원 노력 물거품 우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연구원)이 세계 첫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황새 복원시설 인근에 산업단지 조성 추진에 우려를 표했다.

연구원은 황새 사육시설에서 불과 554m 거리에 조성되는 ‘청주 하이테크 밸리 산업단지 조성사업’ 최종 산업단지심의위원회가 오는 29일 충북도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원은 전 세계적 멸종 위기 보호종인 황새복원 시설 인근에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천연기념물 199호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인 황새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이와 관련 황새보전협의회를 조직해 지난 8월 19일과 10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 청주시, 충북도,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관계 전문가, ㈜세종이엔엘 관계자가 참여한 황새보전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문화재청과 황새생태연구원은 1차 간담회에서 해외 조류 연구와 사례를 근거로 일반산업단지가 황새 번식률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예측해 일반산업단지 유치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세종이엔엘은 해외 조류 사례 중 소음 영향 평가 측정치만 전달하고, 완충녹지를 기존 20m에서 50m로 변경한다는 소극적 방안만을 제시했다.

이후 황새생태연구원은 2차 간담회에서 황새 사육시설과 이격거리 554m를 확장하고 완충녹지를 1km로 조성할 것과 화학물질 배출업종을 제외할 것을 요청했지만 ㈜세종이엔엘은 완충녹지 1km 등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금강유역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에 “멸종위기종 황새의 사육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저감 방안을 협의를 통해 마련하라”고 했으나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연구원 관계자는 “황새 복원에 중요 거점인 충북 청주시 황새 복원 시설 554m 앞에 일반산업단지 시설을 유치한다는 것은 멸종위기종 복원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황새 복원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청주시의 이번 일반산업단지 유치가 세계 첫 사례로 남을 수 있는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산업단지심의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황새가 절멸한 이후 1996년부터 현재까지 사육 황새 156개체, 방사한 황새 116마리가 자연에서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황새 추가 방사지로 충북 청주시가 선정된 배경에는 1970년대 초 우리나라 마지막 황새 번식쌍이 살았던 곳이 충북 음성이며, 1996년부터 우리나라 최초 황새 복원 시설이 청주시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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