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느덧 아침저녁 쌀쌀한 냉기가 온몸을 파고 든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멀지 않았다는 신호다. 취약계층에겐 한층 견디기 힘든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이기도 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각종 기부와 후원이 크게 줄면서 취약계층의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충북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9∼10월까지 도내 연탄 후원 현황은 6천395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천200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탄을 외상으로 확보한 뒤 우선 시급한 가구에 전달하는 계획도 세웠지만 기부가 얼마나 들어올지 몰라 이마저 쉽지 않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 한파가 온정의 발목을 붙잡는 형국이다.

이 같은 현상은 충북만이 아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밝힌 바에 의하면 기업과 단체의 후원이 급감해 전국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154만장이었던 연탄 기부가 올 상반기에는 63만장으로 53% 감소했다. 연탄을 나누기 시작한 22년 역사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연탄 후원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연탄을 배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 역시 뚝 끊겼다. 지난해는 전국 각 지역에서 7천800여명이 봉사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3천600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기를 꺼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요즘 가정 난방은 도시가스와 기름 보일러 등이 주류를 차지하지만 아직도 일부 서민들은 연탄에 의지해 한겨울을 난다. 전국적으로는 10만347가구가 연탄을 땐다. 지역별로는 경북(2만9천848가구), 강원(2만2천161가구), 충북(7천598가구), 경기(7천452가구), 충남(7천384가구) 순이다. 연탄을 사용하는 전체 가구 중 85%인 8만5천872가구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다. 이들에게 연탄 한 장은 북풍한설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다.

매서운 겨울이 눈 앞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연탄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에게 연탄 4장이면 하루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4∼5장을 기부할 수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에너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가 나서 이들을 돌봐야 할 시점이다. 연탄은행에서는 기존 릴레이 형태로 진행해 온 봉사활동을 개별적으로 나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또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철저한 방역 속에 진행해 지금까지 코로나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연탄 한 장은 희망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기꺼이 서로의 마음 속에 따뜻한 불을 지피고, 연탄 후원과 봉사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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