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문의 전화 빗발…의료계 “이례적”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10대와 70대가 잇따라 사망하면서 백신 안전성을 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트윈데믹(twindemic·비슷한 증상의 감염병 동시 유행)’을 우려해 독감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통 중 상온 노출사고로 예방접종 시기가 미뤄지고 독감 백신을 접종한 17세 고등학생이 이틀 뒤 숨졌다. 이어 20일 전북 고창군의 한 주택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A(78·여)씨가 숨졌다. A씨는 역학조사 결과 전날 고창군 한 민간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인천 10대 학생과 A씨는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가 발견된 백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병원에는 백신의 업체 등을 묻는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청주시 한 내과 병원 관계자는 “어떤 업체의 독감 백신을 사용하는지, 백신이 안전한지 묻는 전화가 걸려 오고 있다”며 “다만 백신이 물량이 많지 않아 예약을 취소하거나 오지 않는 상황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고교생이 숨진 것과 독감 백신 간 연결고리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불안감으로 접종을 미루는 사례도 있다.

자녀를 키우는 B(34)씨는 “인천에서 10대 학생이 숨졌다는 뉴스를 접하고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사고 원인이 나오는 것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독감 백신 접종으로 숨지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북의 한 병원관계자는 “독감 백신을 접종하면 통상적으로 미열 등의 경미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내 호전된다”며 “인플루엔자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만큼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독감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신고는 유료 124건, 무료 229건으로 총 353건이다.

증상별로는 국소 반응(붓기 등) 98건, 알레르기 99건, 발열 79건, 신경계(열성 경련 등) 7건, 기타 69건 등이다.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관련 수거·회수 대상 백신을 맞은 뒤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80건으로 국소반응(32건), 발열(17건), 알레르기(12건), 두통·근육통(6건), 복통·구토(4건), 기타(9건)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사망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 같은 부작용 역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역학조사와 피해조사반 등을 통해 구체적인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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