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의 계기를 주고 있다. 코로나 19는 지금 인류가 겪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이 지구의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코로나19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고 있다. 하나는 인류문명에 위기로 보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기회로 보는 시각이다.

위기로 보는 시각에서는 코로나19가 죽음, 혼돈과 공포, 생활보다는 생존, 자국 우선주의, 빅 브러더의 등장, 반세계화와 연계되어 지구촌 공동체의 붕괴를 이야기한다.

반면에 기회로 보는 시각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다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비대면적인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비대면적 삶은 기존의 차량 공동 이용, 대중교통, 1회용품 사용 억제, 소규모 공동체 형성, 지구촌 문화에 역행하는 것으로 오히려 인류의 위기를 가속화 하는 행위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과거보다 더 시스템적으로 사물과 현상을 보는 사고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시스템적 사고는 부분과 부분의 관계에 초점을 두는 과학적 분석적 사고가 아닌 전체 속에서 부분과 부분 간의 관계를 보는 시각이다. 이는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숲 속에서 나무들을 보는 시각이다.

시스템적 시각은 코로나 19와 같은 팬더믹 현상을 인간과 바이러스의 관계로만 보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폐쇄된 영토 내의 국민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77억 인구와의 관계 속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관계를 끊고 고립하는 방향으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지구 상의 모든 것은 자연의 지배를 받는다. 그 자연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 생성,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생태학자들은 코로나19가 인간이 자연법칙에 의하여 움직이는 지구생태계를 혼란스럽게 한 결과라고 한다. 개발을 이름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편의를 위해 지구를 시멘트로 덮고, 위생을 명분으로 강과 바다를 더럽혀서 지구 생태계의 연결 고리를 끊은 결과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 인류는 코로나 19를 예방하고 근절한다고 그 고리를 끊는 것에 관심을 두고, 포스트 코로나의 삶도 상호관계가 미약한 비대면적 삶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자연의 논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원격수업, 온라인 쇼핑, 다양한 거리 두기가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되는 삶은 지구에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삶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생각이고 인간이 논리이다.

시스템적 자연의 논리를 삶의 패러다임으로 한다면 포스트 코로나의 삶은 비대면의 일상화가 아닌 지금보다 더 연결되고 대면적인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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