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구확 오창호수도서관 사서]코로나19로 시작된 사람들의 거리두기는 잠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세 계절이 지났다. 낯설지 않은 마스크 착용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행동들이 새로운 일상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무거워진 마음을 달래보기도 하고 쌓아두었던 고민을 털어놓으면, 모든 고민에 괜찮다고 맞장구 쳐줄 언니를 찾아 본다.

여기, 김혜정 작가의 ‘맞아 언니 상담소’에는 고민을 잘 들어 주는 언니들 셋이 있다.

“나한테 무조건 ‘맞아’라고 해주는 언니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에는 그런 언니가 없을까? 중학생인 언니는 미래를 무시하고, 일곱 살 동생에게는 져 줘야 하는 일상에서 열두살 미래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언니를 바란다. 이 말을 들은 미래의 친구들인 은별이와 세나는 인터넷 상담 카페 ‘맞아 언니 상담소’를 만들자고 했다.

맞아 언니 사용법은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게. 너의 말에 무조건 맞아라고 해줄게’라고 하는 것이다. 익명으로 글을 올리면 댓글을 달아 주는데, 각자의 스타일대로 고민글에 답변을 달며 카페를 운영 한다.

어느 날, 학교 앞 문구점 아줌마가 비비탄 총에 맞아 다치게 되고, 아이들은 카페에 글을 남긴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진짜 범인을 찾아 나서며, 맞아 언니를 운영하는 방식이 옳았는지, 무조건적인 동의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고민하는 전환점이 된다.

처음 시작은 단순한 흥미였지만 고민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은 상대방의 진짜 외로움을 이해하게 된다.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들에서 진심으로 공감하는 법을 찾으며 내면적인 성장을 이끈다. 십대들의 모습을 그려낸 동화이지만, 상담을 통해 얻는 위안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가 솔직하게 그려 있다.

혼자 속으로 앓는 고민이라도 털어놓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마다 내 이야기에 무조건 공감해주는 나의 맞아 언니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 위로와 소통하는 공감법 ‘맞아’를 배우며, 누군가의 맞아 언니가 되어 보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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