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바닥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많은 흡연자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약 6조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지는데 그중 약 4조개가 무단으로 버려지는 것이다. 모든 담배꽁초의 3분의 2에 달하는 수치다.

담배꽁초는 분해되면서 필터에 함유된 미세 플라스틱을 바다거북이나 바다 새 등이 먹게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명태, 고등어 등 해산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매년 약 4조 개의 담배꽁초가 식탁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대형 담배꽁초 트리를 담배 회사 앞에 설치했다. 담배꽁초의 재활용을 촉구하며 벌인 퍼포먼스였다. 왜 하필 꽁초 트리일까. 담배꽁초 무단투기의 심각성을 알리면서, 담배 회사에 재활용을 촉구하는 취지다. 유럽은 이미 2030년까지 플라스틱 함유 담배 필터를 80% 감축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루카스는 프랑스의 유일한 담배꽁초 재활용 공장이자 세계 유일의 공장인 메고를 설립했다.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체계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것이다. 프랑스는 이전에는 흡연 천국이었다. 루카스는 담배꽁초 쓰레기가 재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흡연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를 희망했다.

CNN이 보도한 해양보존센터 연구에 따르면 해양 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이며 그 외에도 심각한 환경적 위험을 가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 생산 후 폐기물에서도 발암물질을 포함해 7천여 종의 유독한 화학물질이 배출되는데 이는 자연환경에 배출되고 각종 동·식물에 축적된다. 담배 필터의 90%에 플라스틱이 쓰인다. 투기된 담배꽁초 중 필터 성분에 플라스틱 섬유인 셀룰로스아세테이트가 함유돼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필터 하나에 1만2천개의 미세한 섬유가 들어 있다고 한다. 셀룰로스아세테이트는 자연환경 속에서 아주 느리게 분해된다. 분해되는 데 빨라야 18개월, 길면 10년 이상 걸린다.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담배꽁초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첫째, 흡연자는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자신의 건강과 해양 오염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또 우리 가족이 해(수)산물을 다시 먹는다는 엄연한 현실을 알아야 한다. 흡연자들이 이용하는 가게에서도 기본적으로 외부에 화분형 재떨이 등을 비치해 무의식적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막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둘째, 담배 제조자에 대해서도 버려지는 꽁초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제조사에서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담배꽁초 필터에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게 개선하고자 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자원의 선순환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 담배꽁초의 필터에 있는 플라스틱은 다른 오염 물질로부터 분리하고 열 압축되기 전에 셀룰로오스 섬유로 변환되고 플라스틱 판은 물체를 디자인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별도의 수거 시스템을 통해 해충 방지용 퇴비나 건축자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 비상사태에 직면해 건강에 대한, 자연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상생은 무엇인지 새삼 묻게 된다. 담배꽁초는 더 이상 생활 쓰레기가 아니고 산업폐기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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