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과수화상병이 사과의 고장 충북 충주를 3년 동안이나 괴롭히고 있다.

자식 같은 과수를 땅에 묻은 농가의 시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사과산업의 체질개선 포인트를 되돌아보고, 더 멀리 뛰기 위한 재도약의 시간을 가질 때이다.

병에 걸린 어린 싹과 가지가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변한다 해서 ‘화상병(fire blight)’이라고 이름붙여진 과수화상병은 일단 감염이 확인되면 별도의 치료 방법이 없다. 최대한 신속하게 뿌리째 뽑아 생석회와 함께 토양에 깊이 묻고 해당 과원을 폐원한 후, 3년간 같은 과종을 재배하지 않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능한 최대한의 조치이다.

과수농가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필수적으로 요청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수재배 농가와 인근 농가는 화상병 의심 증상이 관찰되면 지체 없이 농촌진흥청,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자진 신고하여야 하며, 확진판정 후 방제명령이 시달되면 발생 과수를 즉시 매몰 처리해야 한다.

과수화상병과의 싸움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애초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과 수확이 끝나고 다음해 나무의 생장이 시작되기 전까지 적절한 예방수단과 방제기법을 동원해 병의 발생을 방지해야 한다. 전방위적인 사전예방 대책과 발생 후의 신속하고 유효한 긴급방제 대응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인 것이다.

이를 위해 충주시는 농촌진흥청의 과수화상병 처리지침 외에 다각적인 과원관리 실천사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관계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담은 자체 방제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첫째, 화상병 방제를 위해 기존의 화학적 방제 외에 추가적인 장기방제효과를 노릴 수 있는 볏짚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기술을 적용한다. 둘째, 미생물 생태계의 복원을 통한 공생환경 조성으로 화상병균의 밀도를 억제하는 농업용 유용미생물을 활용한다. 셋째, 거점소독소를 빈틈없이 운영해 과수 농작업자의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한다. 넷째, 동절기 과수 전정목의 외부반출과 재투입을 금하고 자체 소각해 잠복균 제거를 유도한다. 다섯째, 현장처리 매뉴얼을 개선하여 병든 나무와 가지를 현장에서 훈증소독하는 방법을 도입한다.

아울러, 과수나무를 건전하고 강인하게 키우는 일도 선행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적시 방제·제초·관수 등 정밀한 농작업이 진행되고 화학비료와 농약, 유용미생물 등을 적기적량 시용한 건강한 나무에는 화상병에 대항할 수 있는 내성과 저항력이 깃들기 때문이다.

위기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명민한 기회로 이어진다. 충주농업인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도 발전의 재도약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과수화상병 위기요인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사과산업으로 끌고 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실천에 옮겨 계발해나가는 뜻깊은 발걸음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농업기술센터도 최선을 다하겠노라 오늘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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