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문학작가회
수필가

[충청매일] 지난 9일은 574주년을 맞이한 한글날 기념일이 이었다. 그런데 서울 세종로에는 우뚝 서있는 세종대왕 동상도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차벽으로 겹겹이 둘러쌓여 TV로만 바라보는 마음이지만 우울 한 것은 나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문자를 기념하는 나라도 드물지만 자신의 나라에 맞는 문자를 갖지 못하고 다른 나라 문자를 빌려 쓰는 나라도 많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말에 꼭 맞는 문자를 가졌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럽고 높은 긍지를 갖는 한글날이다.

이 한글을 창제하신 분은 조선왕조 4대 임금이신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께서는 중국 한문이 우리말에 맞지 않아 우리말에 맞는 문자가 있어야겠다는 자주정신, 또 한문은 백성들이 배우기 어려움 점을 들어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애민정신, 백성들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실용정신이 훈민정음 서문에 강하게 들어나 있다.

세종대왕은 당시의 중국 유교를 숭배해온 학자들의 반대를 예상하고 아무도 몰래 단독 창의력을 발휘해 만들었다. 어떻게 사람의 목소리로 문자를 만들 생각을 했었을까! 그 천재적인 기발한 창의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비밀로 만든 한글 원본 28자는 1443년에 완성 했지만 3년간의 보충 연구기간을 갖는다.

이 기간 동안 용비어천가를 지어 한글의 실용성을 시험해보는 한편 집현전 학자들로 하여금 본문을 풀이한 훈민정음해례본을 편찬하게 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다.

세종 28년에 나라글자로 반포했지만 관가에서는 우리말을 사용하면서도 문서로 사용하는 문자는 한자를 위주로 사용이었다. 그래서 고종 31년 한글 반포한지 451년 만에 한글이 나라문자로 인정받아 국가의 공식문자로 쓰기 시작했다.

훈민정음이 우수한 것은 첫째 사람의 발성기관인 입 모양과 혀의 움직임에서 나는 소리를 형상화하여 문자를 만들었기에 세계 어느 문자보다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문자다. 사람의 소리를 표현하는데 있어 일본어는 300개, 중국어는 400개의 표현 기능이 있지만 한글은 8천800개를 낼 수 있어 우리 한글이 무려 20배가 넘는다.

둘째는 어감, 정감, 음감 등도 으뜸이다. 이처럼 한글은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가장 사실에 근 접하게 드러낼 수 있는 문자다.

셋째는 누구나 배우기 쉬워서 유네스코에서 해마다 공이 큰 사람에게 세종대왕 문맹퇴치상을 주고 있는 것도 한글의 우수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글은 글씨제작 원리에서도 독창성과 과학적이 여서 ‘훈민정음해례본’은 1997년 세계 문화기록유산으로 등제 될 만큼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혼이 깃든 문자다. 그러나 근대에 와서 외국어를 중시하는 풍조가 생기면서 우리글을 가볍게 여기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도시상가 간판을 보아도 그렇고, 아파트 이름에서도 알쏭달쏭한 줄임말에서 한글 사랑은 외면 받고 있지 않는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글을 소중히 여겨 바르게 쓰고 더욱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