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진 청주시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청매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란 모든 제품·포장·재료가 태워지거나 땅·물·공기에 버려져 환경과 인간을 위협하게 하는 것이 없이 생산·소비·재사용·재활용·변환을 통해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다. ‘O’을 의미하는 제로(Zero)와 ‘쓰레기’를 의미하는 웨이스트(Waste) 두 단어가 합성해 이뤄진 것으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쓰레기가 없는 삶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외출금지, 잦은 배달음식 주문으로 인한 넘쳐나는 일회용품 용기들을 보면서 조금씩 심각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동네 마트에서 물건 구입을 하면 저절로 딸려오는 플라스틱 용기, 비닐봉지 등 자연적으로 처리가 되지 않고 땅속에 묻어두면 최소 500년 이상은 지나야 없어질 몹쓸 물건들. 최소한으로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줄줄이 딸려오는 이 쓰레기들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제로 웨이스트라는 것을 새롭게 접하게 됐고,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청주에는 아직 없지만 이미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는 몇 군데 제로 웨이스트 매장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인터넷으로 제로 웨이스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매장도 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쉽게 사용해 볼 수 있고 대중적인 품목들을 골라보니 수제 친환경 수세미와 천연 주방 세제, 쌀 빨대, 대나무 칫솔 등이 있었다.

쉽게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꾸고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무언가 홀린 듯 수세미와 주방 천연비누를 한번 구입해봤다. 수제 친환경 수세미는 사용해보니 오히려 기존 쓰던 수세미보다 더 잘 닦였다. 거칠거칠한 표면 덕분에 부드러운 느낌은 덜하지만 쓰다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고 사용할 만했다. 또한 천연 주방 비누는 기존 사용하던 화학성분의 세제보다 더 거품이 많이 나는 것 같았고, 헹굴 때 더 깨끗하게 헹궈지는 느낌이어서 천연성분이라 덜 닦인다는 선입견을 없애기에 안성맞춤인 상품이었다.

액체세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소프너트’도 있다. 이 제품은 소프너트 열매를 넣고 끓여서 나온 용액을 세제로 만든 것이다. 거품이 많이 발생하고 화학성분이 전혀 없어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며 심지어 맨손으로도 설거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세탁세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시도해봤지만 제로 웨이스트의 삶,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화학 일회용품 제품들보다 더 건강하고 좋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러웠다. 조금씩이라도 일회용품 쓰레기들을 줄여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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