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충청매일] 올해는 우리 국군이 창설된 지 72주년을 맞는 해이다. 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지난 9월 25일 육군특수전사령부 연병장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코로나 19 상황으로 과거 행사처럼 대규모로 열리지는 못했지만 기념식을 통해 국군 창설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국민들 앞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한 국군이 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었다.

우리 국군은 1948년 11월 국군조직법이 통과되면서 창설되었다. 창설되고 얼마 되지 않아 6·25전쟁을 맞게 된 우리 국군은 약 10만여 명의 병력, 그리고 전차나 전투기 한 대 없이 보잘것없었던 군대였다. 이에 반면 북한은 철저하게 전쟁 준비를 통해 사단급 훈련까지 마친 20만여 명의 병력과 전차를 비롯한 각종 무기와 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남침을 감행하였다. 풍전등화와 같은 국가적 위기에서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6·25전쟁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11대 경제 대국뿐만 아니라 10위권의 군사력을 유지한 강국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기적 같은 발전에 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놀라워하며 대한민국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국군은 대한민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유엔평화유지군 활동과 다목적군 평화 활동 등 다양한 파병 활동을 통해 세계 평화유지에 앞장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비해 턱없이 열악했던 군사력도 이제는 재래식 무기 면에서는 북한을 앞선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막아낼 수 있는 강군이 되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 ‘평화로 만드는 미래 국군’라는 주제로 공중전력 기동, 특전요원 공중침투 및 특공무술 시범 등을 통해 전방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국군, 첨단 과학화로 혁신하는 국군, 세계평화에 기여 하는 자랑스러운 군대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안보 상황은 안개 속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사태는 우리들이 과거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안보위협으로 전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제 국군은 전통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갖가지 위협에도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이면서 북한의 핵 위협과 다양한 형태의 도발위협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민감한 안보 상황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여기에 재해재난, 테러, 전염병 등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들로부터도 국가를 지켜나가야 한다. 단순히 병력과 장비만을 군사력이라고 평가했던 시대를 지나갔다.

제72주년 국군의 날을 대한민국의 우수한 첨단기술과 IT기술 등을 활용하여 ‘K-국군’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5천 년 역사 속에 수많은 국란을 겪어오면서도 그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6·25전쟁으로 인해 국토가 완전히 초토화된 상태에서도 오늘날 세계 속의 강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엄청난 저력으로 단순히 북한의 도발위협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그 어떤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는 미래 군으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6·25전쟁 당시 이름도 모르는 대한민국을 지켜주기 위해 2억만리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와 함께 싸워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준 그들에게 보답하고 이제부터는 도움을 받았던 나라에서 지구촌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나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군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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