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다. 그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월 18일, 대구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예배에 참석하면서 대구지역 내 감염 확산에 가속이 붙게 됐고, 2월 24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전국적으로 5천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고, 충북에서도 15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위기감은 고조됐고, 충북에서는 3월 5일 ‘종교계에 드리는 도지사 특별 메시지’가 도내 종교단체에 전달됐다. 우리 도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종교계 지도자들의 협조를 부탁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종교 집회 자제를 호소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3월 21일, 종교·실내체육·유흥 시설에 대한 보름간의 운영 중단을 강력 권고하는 총리 담화문 발표에 따라 ‘주일예배 실시 교회 방역 지침 이행 여부 점검’이 다음날부터 시작됐다.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방역 지침 6가지 준수 여부가 중점 내용이었다. 방역 지침은 크게 코로나19 유증상자 출입 금지, 참석자 전원 상시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및 발열 체크, 참석자 간 최소 1m 이상 간격 유지, 단체 점심 식사 금지, 참석자 명단 작성 등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점검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에 따라 매주 또는 격주, 혹은 4주에 한번 실시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나는 약 6개월간 종교단체 예배 실시 현황 점검을 나가면서 생각지 못한 많은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고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기도 했다. 그 상황과 감정들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 모두의 주변에 가져다준 뜻하지 않은 변화 중 하나였고, 우리 모두가 맞닥뜨린 마음 아픈 현실이었으며, 앞으로 우리 모두가 어떻게든 함께 극복해 나가야만 하는 과제였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종교단체 내에서만 국한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은 없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또한 없다.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모두가 안전해질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저 묵묵한 ‘방역 배려’를 실천하며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 배려를 보여주는 충남 천안의 한 목사님께서 쓰신 안내문이 인상 깊다.

‘예배드리면 죽인다고 칼이 들어올 때, 목숨을 걸고 예배드리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우리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서로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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