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우리 집에는 쓰레기 불법투기 장소가 있다. 물론 종량제 봉투가 들어가 있는 예쁜 쓰레기통과 폐기물을 성상별로 넣을 수 있는 깔끔한 분리배출함이 버젓이 있다. 멀쩡한 분리배출함과 쓰레기통을 두고 그 옆에 빈 캔을 놓아둔 내 사소한 행동이 우리 집 모든 쓰레기 불법투기의 마중물이 돼버렸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라는 게 있다. 원래는 범죄 현상을 주로 다루는 개념이었다고 하나 요즘은 여러 사회 현상에서 두루 쓰인다. 아마 우리 집의 불법투기 존(zone)이 생긴 이유도 ‘깨진 유리창 법칙’으로 설명이 될 것이다.

마을 어귀나 골목의 어느 후미진 곳에 방치된 쓰레기가 있다면 아마 그곳은 머잖아 명실공히 ‘쓰레기 배출장소’가 될 것이다. 마을 주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쓰레기가 쌓이고, 주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쓰레기를 버리는 곳, 버려도 되는 곳으로 돼버릴 것이다.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된 건물에 돌을 던지고 함부로 대하듯이 우리 마을 골목길도 쓰레기가 하나둘씩 쌓이고, 마을의 흉물로 변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오송읍에도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상가 및 원룸 주변 등 몇몇 환경 취약지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송읍에서는 시민과 함께 웃는 clean 오송을 위한 ‘함께해요, 깨끗한 오송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추진 내용은 △시민 참여 분위기 조성 △취약지 관리 책임단 운영 △우리 마을 대청소 날 운영 △오송 클린 데이 운영 △클린 오송 MOU 체결 △주민 만족도 조사 등이며, 관내의 유관기관·기업·직능 단체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마을을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분들이 많은 곳이라 틀림없이 성과가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요즘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 ‘수학’공부가 유행이라고 한다. ‘1+1=2’라는 우리가 아는 계산법이 있다. 에디슨은 물방울의 예를 들며 ‘1+1=1’이라고도 했다. 시너지 효과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1+1= 10’이라고도 한다. 깨진 유리창 법칙에서는 ‘100-1=0’이다. 한번 깨진 유리창으로 전체가 다 망가질 수 있다.

아직 오송읍의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오송읍의 깨끗한 유리창은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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