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메르스, 코로나19 등 전 세계적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감염병을 관리하는 질병관리본부 역할이 매우 커졌다. 이에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19 대응으로 고생하고 있는 정은경 본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질병관리본부 출범 16년8개월여 만에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 소식을 전했다.

정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을 도입하는 내용의 ‘질병관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제정안과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안을 8일 의결하고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복지부 소속 기관에서 복지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하는 것이다. 조직 규모도 1본부장, 5부·센터 23과에서 ‘1청장, 1차장, 5국·3관, 41과’ 규모로 20개 기구가 늘어난다. 이에 맞춰 조직 인원도 본부 438명, 소속기관 1천38명 등 1천476명으로 재배치(185명) 인원을 제외하고 384명이 증가한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국립검역소 등의 소속기관을 갖추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조사는 물론 연구와 정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명실상부 감염병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감염병을 사후 추적하던 질병관리본부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사전 연구 기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 온 정 본부장의 바람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질명관리청은 감염병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과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조사, 분석 인력이 질환별로 대폭 보강될 예정이다. 정부 계획에 따른 연구 수행 기능을 맡았던 국립보건연구원도 연구 개발 전략을 수립해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역량이 한층 강화되고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민간 전문가가 맡아 전문성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이뤄지던 감염병 치료병상 확보와 백신 수급까지 질병관리청이 맡게 되면서 의료기관이나 제약업계 등과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 구성이 컨트롤타워로 발돋움하는 데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으론 감염병예방법 등 법률을 직접 소관하는 등 감염병 관련 정책과 집행까지 질병관리청에게 업무 권한이 주어진다. 우선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감염병 유입과 발생 동향을 24시간 위기 상황을 감시하는 체제가 상설화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정은경 현 질병관리본부장을 내정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정 본부장은 국가 감염병 총괄기구로 거듭나게 될 질병관리청의 첫 지휘봉을 잡게 됐다. 권한이 많아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

정 본부장은 메르스와 코로나19 감염병을 성공적으로 직접 진두지휘했던, 현장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방역 최 일선에서 K-방역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 첫 질병관리청장으로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 및 질병 관리 예방 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나가고 명실상부한 국가 감염병 총괄기구로 거듭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질병관리청 승격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우리의 감염병 대응체계와 보건의료 역량이 한 차원 더 발전하길 기대하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도 힘써 주기를 바란다.

정부가 정 본부장이 강조한 조항들을 최대한 담아 질병관리청을 탄생시킨다. 감염병 관리에 부족했던 부분이 한층 보완됐다. 이를 발판으로 세계적인 조직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