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의 근간인 반도체산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지역경제를 나락으로 몰고 있는 가운데 도내 시·군 자치단체 경제력의 기반인 농공단지도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확대 등을 위해 각 시·군 자치단체에 농공단지가 조성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경제발전에 기여하기는 커녕 영세성을 면치 못한 채 부도와 폐업, 휴업이 반복되는가 하면 일부 소규모 가내수공업
수준에 그치는 등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 업체는 경영난으로 공장문을 닫고 5인미만 사업주에게 공장 일부를 빌려주는 임대사업자로 전락하는 등 취지를 비켜가는 폐해도 노출되고 있다.

도내 농공단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공장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맞았던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이 2-3년사이 부도와 폐업, 휴업 등의 위기에서 벗어나 70% 안팎으로 가동률을 높였지만 전반적으로 입주업체들이 경영난을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

공장가동률도 7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일거리가 없어 근로시간이 단축됐거나 주 5일근무 등 근무형태 변화에 따른 수치상일뿐 실속이 적은데다 일부 지역은 가동률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농공단지 일부 입주업체는 근로자가 20명 미만으로 줄어 고용확대 정책을 무색케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큰 업체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음성군의 경우 농공단지와 산업단지에 많은 업체가 입주해 도내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공장가동을 멈춘 업체가 늘고 있어 선진 농업군을 꿈꾸는 음성군의 주름을 깊게하고 있다.

실제 음성지역은 음성 농공단지에 16개업체 174명, 금왕농공단지 10개업체 565명, 삼성농공단지 4개업체 611명이 입주, 조업해 왔다.

또 지방산업단지는 대풍 지방산단 6개업체 388명, 대소 지방산단 17개업체 686명이 산업단지로서 명맥을 유지할 뿐 소이 지방산단과 금왕 지방산단은 입주기업이 없는 상태로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제천농공단지의 경우 당초 63개업체가 입주됐으나 현재 52개업체가 가동해 가동률은 82.5%며 고용인원은 고작 1천931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동농공단지는 98년 준공 이후 7개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나 2개업체만 가동중이며 고용인원은 21명에 그친데다 생산능력도 3억4천900만원으로 미미하다.

이 때문에 도내 농공단지 입주 업체들은 경영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신기술개발에 나서고 해당 자치단체와 함께 국내외 판로개척에 매진하지 않으면 농공단지는 말그대로 있으나마나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밖에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현재 많은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이 공장가동으로 이익을 내기는커녕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장문을 열고 있는 상태”라며 “업체들이 경제난을 극복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만큼 경제관련 기관·단체와 자치단체들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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