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조직 변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어떠한 정책이나 계획을 추진할 때 이에 대응하는 구성원의 행태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째는 구성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조직이나 국가에서 추진하는 것을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정반대로 변화나 발전을 위한 정책이나 계획에 대하여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이다. 그 비율도 무조건 수용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약 20%에 달한다고 한다. 세 번째는 나머지 60%의 사람으로 무관심한 사람들로 구분한다.

이들 가운데 60%에 달하는 무관심층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 대중 매체의 마취적 현상, 삶의 무게와 조직이나 정치에서 개인적 무력감 등에 의해서 형성된다고 한다. 이들은 정치 이외에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정책에 대하여도 비슷하게 대응한다. 한편 무조건 비판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나 이상적 합리주의자인 경우도 있지만, 그중 약 4분의 1 정도는 타고난 불만주의자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의 행태를 보인다.

지금 코로나19와 관련하여서도 정부의 정책을 무조건 반대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초기에는 북한의 소행을, 지금은 위정자들의 종교 탄압을 주장한다. 이들은 일정한 편견이나 편향된 사고에 의하여 반대를 위한 반대와 불만을 표출한다. 이러한 모습은 합리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대학 조직부터 정부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자극적이고 비논리적이지만, 매스컴은 이들의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제일 먼저 퍼뜨린다.

한편 20%의 비판주의자의 상당 부분은 정책이나 계획의 내용보다는 그것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정책결정자나 집단에 대한 불신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반대한다. 이들은 정책 결정자 개인에 대한 불신, 그들의 반복된 실패에 대한 경험, 일관성의 부족 등에 의한 불신 이외에 계획과 집행 과정에서 소외됨으로써 반대의 반열에 선다.

정책이나 계획은 항상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고, 그로 인해 비용을 부담하거나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게 된다. 민주주의에서는 이 손해를 보는 사람이 반대할 기회를 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합리적인 차원에서 변화에 반대하는 사람을 변화 수용자로 바꾸는 방법이다. 위정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이 아닌 합리적 비판자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비판적 기능을 하여야 할 매스컴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보다 정책에서 소외되어 비판하고 반대 목소리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지면을 더 많이 할애하여야 할 것이다.

건전한 사회는 여론주도자처럼 행세하는 소수의 비판론자나 무조건 수용의 무비판론자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관심층을 관심층으로 바꾸고, 합리적 비판론자와 갈등을 먼저 수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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