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열 칼럼]직지는 물질적 탐욕이 아닌 정신적 자산이다
[이세열 칼럼]직지는 물질적 탐욕이 아닌 정신적 자산이다
  • 충청매일
  • 승인 2020.08.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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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충청매일]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는 경제성보다는 문화유산의 상징적 가치가 더 크다. 그러나 세계에서 단 한권, 그것도 상하 2권 중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그 희귀성으로 인해 물질적 가치에 대한 집착이 우선시 되는 현실이다.  

2007년 충북개발연구원의 정연정씨는 직지의 문화가치를 8694억원으로 산출했다. 그리고 2009년 필자는 현재 ‘구텐베르크 성서’가 전 세계에 48부가 남아 있지만 단 한 권인 직지의 유일성과 환율 등을 감안해 직지의 가치를 1조원으로 추정했다.

직지의 경제적 가치가 이렇게 높다보니 2019년 상주본 훈민정음 해례본 소장자 배익기씨는 보상금으로 보관상태가 훼손돼 1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은 가격을 1조원을 주장하기도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현재 직지의 전체 내용을 알 수 있는 1378년 간행된 목판본은 상·하권 완전한 1책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및 전남 영광 불갑사에 3곳에 소장돼 있다.

직지를 찾기위한 운동은 청주시민회(현재의 참여자치연대)가 주축이 돼 1997년도에 ‘직지찾기운동본부’를 설립하고 전국적인 홍보와 활동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직지 목판본 필사본 2종을 비롯해 금속활자본 필사본 1종을 찾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유사한 책 이름의 신고 또한 많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였다.

그리고 직지의 자산적 위상 때문인지 직지 원본 분실 사건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된 적도 여러 건이다. 1993년 최병학씨(사망, 당시 46세, 청주시 상당구 영동)가 안모씨에게 직지로 추정되는 고서(催씨는 직지가 틀림없다고 주장)를 빌려주었으나 이들이 책을 되돌려 주지 않아 지난 1995년 11월 청주지검에 이를 고소한 사건이 있었었으나 행방 여부는 밝혀진 바는 없다. 한편 2007년 국내 문화재 도굴의 1인자인 서상복(당시 46세)씨는 두 권의 직지 상권을 복장(腹藏)에서 도굴했다고 교도소 수감중 스스로 말했다. 그는 관계당국과 2011년까지 구입여부를 가지고 타진했지만 진본여부가 불투명하다.

또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전에서 계룡산을 연구하는 한학자 이길구씨가 직지를 소장하고 있다가 50대 여성에게 빌려 쓴 돈 대신 고서로 주었는데 이 중 직지가 있다고 해 대전과 청주에서 고소한 사건이다. 그런데 이 책은 2020년 8월 8일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직지원진(直指元眞)』으로 밝혀져 씁쓸하기 그지없다.   

‘직지원진(直指元眞)’은 직지찾기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신고된 인터넷 경매가에서 1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는 필사본 내지 목판본이다. 이 책은 청나라 때 승려 철영(徹瑩)이 지은 ‘지리직지원진대전’ 또는 ‘증보지리직지원진대전’으로 만두(巒頭:땅의 형상을 보고 길흉을 살피는 방법)와 이기(理氣)에 관해 논한 풍수지리학 책이다.

이처럼 금속활자본 직지는 경제·문화적 가치 뿐만 아니라 그 희귀성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에서는 2001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였다. 이제 직지는 정보혁명의 시원을 이룬 과학적 산물로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사회의 지식정보 자원으로 가꾸어 나가야 한다.

경허스님의 ‘어디에 부처님의 말씀이 있단 말이냐’, ‘더 남은 부처님의 말씀이 있으면 가져오너라’ , ‘종이가 모자라 아직 바르지 못한 벽이 많이 남아 있다’라고 말한 화두처럼 직지의 정신적 유산이 중요한 것이지 물질적 유산은 인간의 탐욕이 아닌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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