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이번 시간에는 화병(火病), 억울병(抑鬱病), 울화병(鬱火病) 환자중에 음적(陰的) 성향의 환자의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음적(陰的) 성향의 가장 큰 특징을 다시 한번 설명드리자면 다양성과 애매모호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증상도 있고, 저 증상도 있는거 같고,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렵고 난해하지만, 이런 애매모호함이 치료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음적 성향의 환자들은 증상이 격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침치료와 뜸치료로도 도움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시간에도 설명드렸다시피 마른 체형이거나, 살집이 있더라도 마른 비만인 경우가 많고, 소화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몸이 무겁거나, 잘 붓고, 소변도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는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이라는 경락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화기인 위(胃)로 연결되는 경락이며, 또 한가지이 특징이 인체의 앞쪽(前面部)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경락임과 동시에 몸 안의 습기(濕氣)를 제거해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에 대한 간략한 소개만으로도 다양한 증상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앞선 세대의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사관혈(穴)이나 족삼리혈(穴)같은 혈자리를 들어보시거나, 직접 해당 혈자리에 치료를 받아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바로 이 족삼리혈이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대표적인 혈자리입니다.

특히 족삼리혈은 위로 뻗쳐오른 기운을 밑으로 내려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화병(火病)은 무엇입니까? 화가 위로 치받아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족삼리혈을 자침하면 위로 몰린 것이 아래로 내려오니 화병(火病)에 당연히 도움이 되겠죠.   

또한,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의 행간혈(穴)이라는 혈자리도 자주 사용하는 혈자리입니다. 한의학에서 간(肝)은 해부, 생리학적인 간(肝)의 기능뿐만 아니라, 장군(將軍)의 역할을 하는 장기입니다. 장군의 역할은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역할입니다. 간(肝)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자극이나 스트레스 등에 가장 먼저 나서서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간(肝)에는 쉽게 화(火)가 쌓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외부로 증상의 표출이 되는 것이죠. 이때 간(肝)에 쌓인 화(火)를 식혀주는 역할을 하는 혈자리가 행간혈인 것입니다.

다만 침 치료의 경우 증상의 호전이 완만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치료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여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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