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연말 신년 인사에서 기후 관련 문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구 온난화 관련 문제는 모두 인재(人災)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메시지는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폐해(弊害)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북한을 비롯해 한반도 전역이 50일 가까운 기간 동안 장마가 이어지는 이례적인 기후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쨍쨍한 햇빛으로 곡식이 무르익어야 할 때 6월 20일경부터 시작된 장마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나고 강둑이 무너지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은 11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장마가 종료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11일 이후 날씨도 흐림이어서 비가 완전히 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례적인 긴 장마의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난 여파로 제트기류의 흐름이 약해졌다고 보는 것이다. 제트기류로 극지방에 있어야 할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저지했고, 북쪽으로 확장해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에 막히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 정체전선이 동아시아 지역을 오르내리면서 폭우를 퍼붓고 있다고 기상청은 밝힌바 있다. 장마가 끝나면 차차 기온이 상승해 무더위는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연구가들은 전형적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는 시베리아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변수들이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바다와 강의 수온이 오르면서 금세기 말까지 세계가 식량공급원으로 의존하는 물고기 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위험한 어종들 중에는 대서양의 대구나 알래스카의 명태처럼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어종 이 포함돼 있다. 기후 위기를 방치할 경우 조사대상 어종의 60%가 2100년까지 현재의 서식지에서 더 이상 번식하기 힘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 변화를 줄이고 해양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광범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생태계가 영구히 파괴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대한민국이 K-방역으로 선진국 대열에 올라가 있음을 확인했지만 환경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은 OECD국가 중 1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주범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석탄화력발전소 제로화를 달성했다. 우리나라 역시 하루빨리 석탄화력발전소 제로화를 위한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향후 어떤 재앙을 가져다줄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마르켈 총리의 말처럼 지구온난화는 오로지 인간이 만든 재해다. 우리 스스로 자성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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