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9부 북진여각 상권을 굳히다 (875)
[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9부 북진여각 상권을 굳히다 (875)
  • 충청매일
  • 승인 2020.08.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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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요. 그 싸움의 당사자들이 여기 청풍도가 조병삼이라는 자와 무뢰배들이 한 패 되어 뗏꾼들과 붙어 벌어졌답니다요. 그러다 동네사람들이 떼로 몰려드는 바람에 무뢰배들이 산지사방으로 줄행랑을 놓았답니다.”

우갑노인의 수하가 부러 과장된 몸짓을 하며 떠벌였다.

“싸움이 왜 벌어졌었다고 하더냐?”

“장돌뱅이 말로는 청풍도가에서 너무 가혹하게 해서 뗏꾼들이 들고 일어났다고 해유.”

“그래, 뗏꾼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다고 하더냐?”

“청풍도가에서 받은 선금도 조병삼이란 자에게 집어던지고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는 구먼유.”

“그럼, 떼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색시 없이 장가 드는 거나 매한가지 아니유. 뗏꾼도 없는데 무슨 수로 떼를 옮긴단 말이유?”

우갑노인의 수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이오?”

우갑노인이 김주태에게 물었다.

“저 자가 어디서 쓸데없는 소리를 듣고 온 모양이오! 헛소문이오!”

김주태가 펄쩍 뛰었다.

“그러면 약조한 날짜에 반드시 나무를 옮길 수 있단 말이지요?”

“물론이오!”

당연한 것을 뭣 때문에 묻느냐는 듯 김주태가 대답했다.

“어르신, 저 말은 그짓뿌렁입니다. 뗏꾼들이 없는데 무슨 수로 떼를 옮긴단 말입니까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조명삼이란 자를 불러 확인을 하면 될 게 아니유?”

우갑노인의 수하가 김주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조병삼을 부르라고 했다.

“조병삼이란 사람을 불러주시오!”

우갑노인이 김주태에게 요구했다.

“조병삼이는 내 명을 받고 출타 중이라 지금은 없소이다.”

“저것도 그짓뿌렁이유! 조병삼이는 뗏꾼들이 돌려준 돈자루를 들고 튄지가 이미 오래라 하드만유. 아마 여기 도가에서도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하거구먼유. 그런 자를 무슨 수로 찾아 여기로 데려올 수 있겠어유? 말짱 그짓뿌렁이유!”

김주태의 변명이 끝나자마자 우갑노인의 수하가 몰아세웠다.

“저 자가 어디서 회괴한 소리를 듣고 와서는…….”

김주태 목소리가 떨리며 말끝을 흐렸다.

“내 말이 그짓뿌렁이라면 조병삼이와 함께 영월로 갔다 돌아온 무뢰배들이 있을 것 아니유? 그자들 말이라도 들어보게 당장 이리 나와 보라 해보시유?”

“그렇소! 조병삼이가 출타를 갔다하니 그자들이라도 이 자리에 나와 보라 하시오!”

우갑노인도 맞장구를 치며 김주태를 몰아세웠다.

“끄응!”

김주태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우리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여기로 온 것이오. 그러니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지 말고 순순히 실토를 하시오!”

“끄으응!”

우갑노인이 단도직입적으로 채근하자 김주태가 더욱 깊은 신음소리를 냈다.

“지금 영월서 출발을 했다 해도 도착하려면 빠듯하외다. 약조한 날짜까지 일을 마무리해줄 수 있겠소이까? 나도 영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일은 진척되고 있는지 이미 내 수하를 올려 보냈소. 아마 오늘 저녁이라도 내려오면 모든 일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오. 그러니 더 이상 속이려 들지 마시오!”

난처해하는 김주태의 낯짝을 살피며 우갑노인이 더더욱 고삐를 잡아챘다.

“실은…….”

“실은 뭐요?”

김주태가 말꼬리를 흐리자 우갑노인이 틈을 주지 않고 캐물었다.

“실은 아까 저 사람이 한 말이 모두 맞소이다. 그쪽과 약조는 지킬 수 없소이다!”

결국은 김주태가 실토를 하고 말았다.

“그럼, 진즉에 내게 연락했어야 할 것 아니오. 그래야 나도 무슨 대책을 강구했을 것 아니오. 이제껏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내가 여기까지 올라왔는데도 거짓말로 속이려다 들통 나니 이제 와서 실토한단 말이오. 그래 어떻하겠소? 제 날짜에 물건을 대지 못하게 생겼으니 우리 상전도 큰 손해를 입게 되었소! 책임지시오!”

우갑노인이 김주태를 마구 몰아세웠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이까?”

김주태가 간절한 눈빛으로 우갑노인을 쳐다보았다.

“처음 약조한 대로 청풍도가 땅을 내게 넘기시오!”

“그 땅을 다 말이오?”

“그렇게 약조한 것 아니오이까?”

우갑노인이 매정하게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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