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여론조사 대신 26일 다양한 목소리 청취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동상 철거와 관련해 충북도의회가 여론조사가 아닌 토론회를 열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애초 동상 철거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하려 했으나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은 뒤 조례 제정 등 향후 일정을 결정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10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도의회 7층 회의실에서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와 관련한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는 대학교수와 법조계·충북연구원·언론·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5~6명이 패널로 참가한다. 이들은 동상 철거를 위한 찬반 입장보다는 다양한 방안 등을 제시하게 된다.

이어 의원 간담회를 열어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동상 철거에 대한 방향을 정하게 된다. 도민 여론조사 시행 여부, 관련 조례안 제정 등이다.

앞서 행정문화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충청북도 전직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상정 보류했다.

동상 철거를 놓고 찬반 의견이 불거진 데다 도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도의회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당시 찬성과 반대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의견을 수렴한 뒤 조례안을 심사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이 조례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충북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전직대통령 기념사업에 필요한 사항을 담았다.

기념사업 제외 대상도 명시했다.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

단 사면·복권되거나 기념사업 추진위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심의 의결하면 제외 대상이 아니라는 규정도 만들었다. 부칙에는 조례 시행 이전에 추진한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은 이 조례에 따라 추진한다고 명시,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동상 철거뿐 아니라 이들의 이름을 딴 대통령 길도 폐지된다. 유품과 사진 등 역사 기록화도 전시하지 않는다.

충북도의회 관계자는 “동상 철거와 관련해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는 만큼 먼저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먼저 듣기로 변경했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추후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남대는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조성됐다. 이후 역대 대통령의 휴양지로 쓰였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북도로 관리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 동상, 유품, 사진, 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길을 6개 구간에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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