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단수 등 침수 피해 속출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전북 진안군 용담댐이 홍수조절을 위해 방류량을 늘리면서 충청권 곳곳에서 주민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9일 충북 영동군 등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가 용담댐 방류량을 지난 7일 오후 5시 초당 1천500t에서 8일 오전 11시30분부터 초당 2천900t으로 확대했다.
이에 영동·옥천군 마을 일부가 물에 잠겨 주민 59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영동군 양산·양강·심천면 112가구 140명이 고립됐다.
방류량이 급격히 늘어 금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영동·옥천 일대 하천이 범람해 하류 지역인 양산면, 양강면 등 일대가 물에 잠겼다.
송호리, 봉곡리, 구강리, 두평리 일대 전력 설비가 침수돼 전기도 끊겼다.
영동군은 양산면(송호·봉곡·가선·수두) 264명, 양강면(구강·청남·두평·외마포) 172명, 심천면(명천·고당1) 18명을 마을회관, 초등학교, 교회, 경로당 등으로 대피시켰다.
이 일대 112가구 140명은 고립됐다가 마을회관 등 임시 대피소로 이동했다.
군은 용담댐이 계획방류량(3천200t)을 초과해 호탄교 수위가 상승하면 양산면(송호·봉곡·수두·장선지구), 양강면(마포·두평·구강지구), 심천면(하고당(고당1)지구) 일대가 침수될 것으로 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하류 지역인 옥천군 동이·이원·안남면 마을 일부가 침수돼 주민 138명이 전날 마을회관, 면사무소, 고지대 펜션 등으로 대피했다.
댐 방류로 인한 도로 침수는 5건(영동 5곳), 국도와 지방도 22곳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주택 59채와 축사 1동이 물에 잠기고, 농경지 181.4㏊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충남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전날 충남 금산군에서는 제원면 5개 마을 187명과 부리면 3개 마을 219명이 전날 용담댐 방류로 불어난 하천물이 제방을 무너뜨리고 밀려들자 마을회관이나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일부 주민은 집 옥상으로 올라가 있다가 119구조대 보트를 이용해 구조됐다. 제원면 천내리 등 2개 마을 50여명은 외부로 통하는 도로가 물에 잠겨 고립됐다.
금산 일부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도 끊겼다. 용담댐 방류량 증가로 전북 진안군 안천면 도수가압장이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산읍, 금성면, 군북면, 추부면, 진산면, 복수면 일부 마을이 단수됐다.
이날 서산시 해미천 수변공원이 침수됐고, 해미면 삼송교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아산에서도 배방읍 봉강교 하상도로, 탕정면 신풍교 하상도로 차량 진입이 불가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