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얼마 전 친한 친구 다섯 명이 갑자기 경남 통영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 중에는 인천 사는 친구도 있었는데 청주로 와서 차한대로 움직였다.한 대에 다섯 명이 타다보니 다소 불편했지만 오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다.

고등학교 동창들이라 화제는 40여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각자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때론 살며 아픈 기억도 있고 기쁘고 즐거웠던 다섯 명의 희로애락 인생사가 밤새이어지고 차안에 오가면서까지 술잔을 부딪치며 회포를 풀고 지난 세월을 아쉬워했다.

여행을 가게 된 동기는 친구의 농막에서 막걸리잔 기울이다 갑자기 누가 이야기를 꺼내 결정됐다.

평소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여행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취중 얼떨결에 동의해 친구 따라 강남 간격이었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거사가 이루어진 친구네 농막은 농장주인이 친구들 모임장소로 하려고 각종 시설을 고루 갖추어놓고 땅도 다른 친구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줘 자연스럽게 만남의 광장이 되었다.

아무 때고 그곳에 가면 그동안 못 보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직장퇴직 후 즐겨 찾는 공간이 되어 부부동반 모임도 거기서 자주하고 있다.

통상 친구하면 누구나 여러 유형의 친구들이 있는데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평소생활은 물론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친구의 정의는 오래도록 가깝게 사귀는 사람을 말하는데 각기 다양하다. 필자의 경우도 시골동네 친구, 초·중·고, 군대, 직장, 사회, 이웃주민 등 여럿 있는데 모두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만나고 있다.

직장 재직 시에는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다보니 동창들보다는 직장위주의 모임이 많았었고 퇴직 후에는 학교 친구들 모임이 더 활발하다. 동창 모임에 가면 자주 나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아예 단절하다시피 얼굴을 못 보는 동창들도 있다.각자의 인생이고 나름대로 건강이나 경제적 사정 그리고 성격상 그럴 수도 있기 때문에 누가 옳다 그르다 평하고 싶지는 않다.

학창시절 조금 더 친하거나 덜 친한 친구들도 있겠지만 몇 십 년이 지나 60대 중반이 된 지금에 와서는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땐 그때대로 상황과 사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지금은 누구나 똑같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친구란 존재는 행복의 요소다. 흔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였듯이 친구들도 각자 살아온 환경이 다르므로 많이 변해있기 때문에 몇 십 년 전 그 당시로 봐서는 안 되고 지금 현재의 상태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100세 시대라 하지만 모두가 100세까지 가는 건 아니고 일찍 떠나는 친구도 있고 오래 살다보면 아들 손자뻘 되는 친구하고도 어울려야 인생을 즐겁게 살수가 있다.

몇 일전 지인으로부터 ‘친구가 있어 좋다’라는 카톡이 왔는데 거기에도 있듯 인생은 누구나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많이 있어야 행복하다. 이 세상 허물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보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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