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이슬람 종교행사 개최 몰라…방역 대상에서도 빠져
市, 경찰 방역 요청에도 행사 성격·인원 등 파악 안해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충북도와 청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슬람교는 도내에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부터 방역 대상에서 빠져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신율봉공원에서 341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슬람 종교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지난 3~4일 코로나19로 확진된 우즈베키스탄인 5명이 참석했다.

자칫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이다.

충북도는 행사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밝히면서도 뒤늦게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집단 감염 위협이 존재하는 만큼 지자체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했지만 충북도는 아예 손을 놓았고 시는 안일하게 대처했다.

이슬람 종교행사가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한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청주 흥덕보건소에 공원 내 이슬람문화센터 방역을 요청했다. 당일 보건소 직원 2명은 현장에 나가 소독을 했다.

문제는 시가 이 행사를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참석 인원과 행사 성격 등을 확인한 뒤 현장 지도에 나서야 할 시는 이후 우즈베키스탄인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청주시 관계자는 “경찰에서 센터 방역을 요청해 보건소 직원이 현장 소독을 했다”며 “종교행사라고 했으면 현장에 나가 방역수칙 준수 등 점검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도도 비슷하다.

도는 당초 코로나19 방역 대상에 이슬람교를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 2월 도내에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나오자 점검 매뉴얼을 만들어 방역에 힘을 쏟은 것과 대조적이다.

도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 신천지교회와 관련이 있자 방역망이 뚫렸다고 판단한 도는 종교계에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신천지교회뿐 아니라 조계종, 천주교, 기독교 등이다. 주말·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종교시설을 방문해 방역을 수시로 점검했다.

그러나 도는 그동안 이슬람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매년 열리는 행사와 지역별 무슬림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방역에 구멍이 뚫린 뒤 뒤늦게 이슬람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청주와 진천, 음성에 이슬람문화센터가 있는 것도 무슬림이 코로나19로 확진된 후에 확인했다.

도 관계자는 “이슬람 종교행사가 열리는지 전혀 몰랐다”며 “기독교와 천주교, 조계종 등은 파악이 가능하지만 이슬람교처럼 특수 종교는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슬람센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을 앞으로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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