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호우로 인해 강물이 범람하여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맘때만 되면 잊지 못할 사건이 있다. 40여 년 전, 영동 학산상고에 제대복직하여 근무할 때다. 이곳은 전북과 충남의 접경지역으로서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양산면 봉곡리에 사는 ‘운계’라는 학생은, 수영은 어찌나 잘하는지 ‘물개’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금은 봉곡리와 송호리 사이에 교량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때는 인근 죽산리까지 꽤 많은 학생들이 나룻배 타고 통학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는 여학생 네 명과 ‘운계’가 동승한 배가, 갑자기 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뒤집히고 말았다. ‘운계’는 떠내려가는 여학생 네 명을 혼자서 하나씩 모두 건져냄으로써 네 생명을 구했다. 그때 교련복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교련교사에게 꾸지람 듣다가 이 사실이 체육교사였던 필자도 알게 되었다. 그가 충북대표 수영선수로 활동하기까지 인연으로 오늘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결혼식 주례도 섰다. 이들은 예절도 바르고 효성이 지극하여 모든 이의 귀감이 될 만큼 일심동체 열심히 살았다. 맨땅을 억척으로 일궜다. 처음에는 인삼, 과일, 수박농사 등으로 돈을 모아 전답도 사는 등 남부럽잖은 재산을 일궜다.

순조롭기만 하던 그들에게도 절망적 상황을 맞게 되었다. 지금부터 15년 전 ‘대장암4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도 받았으나 차도는 없고, 간(肝)으로 전이되어, 의사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한다. 항암치료를 받으려니 통증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으며, 기력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내조차도 함께 절망적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항암치료는 그만두고 ‘자연치유(自然治癒)’로 전환했다. 병의 원인을 ‘농약’에 오염된 음식 때문이라고!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 음식’을 먹기로 작정했다. 부부는 배낭을 메고 깊은 산으로 가서 부엽토(腐葉土:낙옆 썩은 흙)를 긁어서 텃밭에 뿌렸다. 죽음을 앞둔 절망적 상황에서, 피눈물 나는 사투를 했다. 텃밭의 토질을 부엽토로 완전히 바꾸고 채소류를 재배하여 먹었다. 밤에라도 잠이 안 오면 산으로! 틈만 나면 산에 올랐다. 산나물과 ‘겨우살이’ ‘영지버섯’ 등을 채취하여, 무공해 식품으로 병든 몸을 다스리기를 2년! 병원의 진단 받으니 ‘완치’라는 기적같은 판정이 나왔다. 이들 부부는 ‘유기농법 자연치유’를 통하여 역경을 극복한 셈이다.

부부의 건강한 모습을 보기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제는 이들 부부는 ‘자연치유’의 전문가가 되었다. “환경에 오염되지 않은 음식만 먹어도 암은 예방 할 수 있습니다. 작물에 비료를 주거나 농약을 하면, 작물이 할 일이 전혀 없어집니다. 스스로 노력한 작물에서 수확한 음식물이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가 살아납니다.”라고 강조한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 이제는 서로가 바뀌었다. 제자에게 오히려 배워야한다.‘후생가외(後生可畏: 후배를 두려워 해라)’라!

필자는 제자에게서 배웠다. ‘자연치유’는 만성질환이나, 암을 앓는 사람에겐 보완대체요법이 되고, 정상인에게는 더 나은 삶을 위한 건강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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