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릴 때 어떤 특정한 행동으로 칭찬을 받았을 때 ‘참 잘했어요’ 스티커로 포도알을 채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성인이 돼서도 커피 한 잔 마실 때 찍어주는 도장이 쌓여가는 것을 보며 혹은 월마다 쌓여가는 적금 내역을 보며 흐뭇해한다. 이렇게 시각적이고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더 잘 이해가 되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보상심리가 들게 한다.

우리에게 언제나 숙제로 남아있고 지구를 지키는 환경을 지키는 방법에도 이러한 심리가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이런 심리를 적용한 제도가 많이 있다.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제도는 종이팩 1㎏을 행정복지센터에 모아가면 화장지 1개로 교환해 주는 제도가 있으며 술이나 음료, 화장품 등 빈 용기를 마트나 구입한 곳에 모아 가면 현금으로 교환해 주거나 기부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더 나아가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탄소 포인트를 발급하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 포인트제가 있다.

청주시는 불법 현수막 수거보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청주시민 누구나 불법 현수막·버려진 명함을 주워 매주 화요일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매월 최대 20만 원까지 지급해 주는 제도이다. 길거리의 쓰레기가 되는 현수막을 수거하면서 깨끗한 도시환경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독일에는 판트(Pfand) 제도가 있다. 공병을 되파는 제도를 말한다. 마트에 설치돼 있는 기계가 자동으로 공병 가격을 계산해 영수증으로 되돌려주는데 이는 돈으로 되받을 수 있다.

환경과 관련된 제도가 시행될 때 시민이 주도하는 것은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이 주도하는 것 중 하나로 보상심리가 적용된다. 실질적으로 제도가 시행되면 이를 바탕으로 제도를 홍보하는 것도 시민의 역할이며, 시행에 협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시민이다. 시민이 참여하지 않는 제도는 문서 위의 글씨일 뿐이다.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오직 보상심리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보상심리가 방법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하는 하나의 행동들이 지구를 지키는 데에 큰 영향을 주는지 되새길 수 있어야 한다.

보상심리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개개인의 시민이 일상 속에서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으로 장 보러 갈 때 장바구니를 챙기는 것, 플라스틱에 붙어있는 비닐 포장지를 깨끗하게 떼고 버리는 것, 텀블러 챙기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의 실천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하루에 한 번 나에게 포도알 하나 떼서 붙여주며 환경 점수를 쌓아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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