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물폭탄’ 피해 속출…실종자도 8명
충북선·태백선 열차 중단도…오늘도 강한 비

2일 충북 북부지역의 폭우로 인해 충주 충북선철도 삼탄역이 물에 잠겼다.
충주시 산척면 영덕천에 거센 물줄기가 이어지면서 도로가 무너져 내렸다.
충주시 산척면 영덕천에 거센 물줄기가 이어지면서 도로가 무너져 내렸다.
제천시 산곡동 한 야산에서 토사가 쓸려 내려와 주택과 도로 등을 덮쳤다. 이날 단양 영춘에 283.5㎜, 제천 263.9㎜의 폭우가 쏟아졌다. 뉴시스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중부지방의 ‘물 폭탄’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3일까지 충북 북부 지역에는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충북지역에서만 4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집계했다.

이날 단양 영춘에 283.5㎜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제천 263.9㎜, 충주 노은 179㎜의 강우량이 기록됐다.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음성군 감곡면 한 낚시터 인근 하천에서 A(63·남)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물이 불어난 마을 하천 급류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오전 6시18분께 제천시 금성면 한 캠핑장에서는 B(42)씨가 유출된 토사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같은 날 오전 10시30분께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의 한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나 토사가 인근 축사를 덮쳤다.

이 사고로 축사가 매몰되고 가스 폭발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C(59·여)씨가 숨졌다.

오전 8시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서도 D(76·여)씨가 산사태로 숨졌다.

D씨는 건물 밖에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토사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119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7시30분께 충주시 산척면의 한 하천에서 피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대원 E(30)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E씨는 하천물이 불자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다가 지반이 침하해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에서는 일가족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수색작업에는 소방관 41명과 경찰 8명이 참여하고 있다. 드론 2대도 실종지점을 수색하고 있다.

실종자는 이 마을주민 F(72·여)씨와 그의 딸(49), 사위(54)로 전해졌다.

단양군 관계자는 “밭의 배수로 물길을 내던 F씨가 급류에 휩쓸리자 이를 본 딸과 사위가 그를 구하려다가 함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충북 괴산에서는 카누를 타던 5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

해당 남성은 일행인 여성 2명과 카누를 타다 급류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여성 2명은 떠내려가던 중 다리 난간을 잡고 있다가 구조됐다.

119 구조대는 해당남성을 찾고 있다.

인명피해 외에도 호우로 인한 재산 및 관련 피해들도 잇따랐다.

충북에서 80세대 120여명이 침수 우려 등으로 긴급 대피에 나섰고, 사면붕괴(2건)·산사태(21건)·하천시설물 일부 붕괴(17건) 등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또 이날 집중호우로 철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오전 6시부터 충북선과 태백선 철도 전 구간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오전 3시10분께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 중원터널 부근에서 토사가 유출됐고, 오전 5시 27분께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향 제천휴게소 부근에서 토사가 유출돼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제천∼평택 고속도로 평택 방향 천등산 부근에서도 토사가 비탈면으로 흘러내려 오전 5시부터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오전 7시10분께 중부고속도로 충북 음성휴게소 부근의 비탈면 토사가 유실되면서 차량 운행이 양방향 모두 통제되고 있다.

비슷한 시간 중부고속도로 경기 안성 일죽IC 부근에서는 토사가 도로로 밀려들어 나무가 쓰면서 도로가 막혔다.

한국철도는 토사 유입 구간에 긴급 복구반을 투입했지만 멈추지 않는 빗줄기로 복구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기록적 폭우를 기록한 대전·충남권도 피해가 잇따랐다.

향후 충북지역에 또 다시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호우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5일까지 중부지방에 최대 500㎜ 이상의 폭우가 내릴 전망이다.

3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0∼200㎜다. 이후 강한 비가 이어져 5일까지 총 누적 강수량이 500㎜가 넘는 지역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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