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집에서 일요일마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쓰레기 분리배출이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쌓이는 쓰레기를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함을 인식하면서 내가 결심한 일 중 하나로, 꽤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분리배출을 열심히 하는 것만이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는 분리수거를 할 때 옆에서 같이 하시던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학생, 페트병에 붙은 스티커는 따로 떼야 해.”

그때까지 나는 분리배출할 때 페트병 스티커를 떼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 이후 나는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공부했다. 내가 그동안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음료수 병을 헹구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거나 깨진 유리를 병류에 넣었다거나 하는 것들이었다.

그중 가장 어렵다고 느낀 것은 플라스틱 재질에 알루미늄 포일이 벗기기 힘들게 부착된 경우, 비닐류가 섞여 있는 카세트테이프 등은 일반 쓰레기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것들과 분리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유리병도 마찬가지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잘못 버리면 재활용업체에서 이중·삼중으로 재작업을 해야 한다. 컵, 페트병 각조 용기, 전자제품 등 플라스틱은 500년 이상 썩지 않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분리배출을 제대로 해야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 폐 페트병을 활용해 의류용 섬유 원료로 재활용하는 업체가 있었지만 배출·회수 중에 이물질이 섞여 재생원료로 활용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재생섬유 등 생산을 위해 연간 2.2만t의 폐 페트병을 일본, 대만 등에서 수입했다고 한다.

환경부에서 지난 2월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무색 폐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무색 폐 페트병을 별도로 깨끗하게 모아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해 앞으로 폐 페트병 수입을 제한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무색 폐 페트병 별도 수거함도 설치하고 단독주택에는 무색 폐 페트병을 따로 담아서 배출할 수 있는 투명 봉지를 배부해 사업의 실효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개정된 자원재활용법으로 인해 많은 페트병이 무색으로 바뀌고, 라벨도 쉽게 떨어지는 분리성 접착제로 바뀌면서 폐 페트병 분리배출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청주시에서 ‘재활용 나들목 분리배출함’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재활용 분리배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유팩 1㎏과 재생 화장지 2개를 교환해 주는 교환사업도 진행 중인데 좀 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주민들의 분리배출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생각했으면 한다.

이처럼 분리배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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