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공무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10명 중 9명은 ‘청렴(淸廉)’이라 대답한다. 청렴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초 덕목이라 생각해서이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모래 위에 세워진 누각이라는 뜻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곧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청렴하지 못한 공무원의 행실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근본이 튼튼하지 못해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건물은 견고한 대지에 튼튼한 자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부서진 자재로 위에서 아래로 쌓는 사람은 없다. 올바른 공직자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청렴함이 바탕이 돼야 한다. 밑바닥, 즉 시작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일탈이 한 번은 어렵지만 두 번은 쉽다. 부정한 생각과 요구가 찾아올 때 초기 대응을 잘 해야 한다. 개구리가 찬물에서 서서히 가열되면 물이 끓는지도 모른 채 죽어가듯 부패라는 불길 속에 뜨거운 줄 모르는 양심이 타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늘 살펴야 한다.

우리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이 국민들에겐 조직 전체의 모습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부정부패를 저지른 공무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공무원 한 명의 비리가 언론에 보도되면 국민들은 공직사회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다. 이것은 결국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 돼 신뢰를 깨고 말 것이다.

사회를 이루는 각 사람의 역할은 중요하다.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만든 ‘깨진 유리창’ 개념이 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것으로 인해 더 큰 범죄로 확산된다는 이론이다. 이처럼 내 안의 사소한 무질서와 부패를 방치하면 사회의 어두움을 확산시킬 수 있다. 반대로 나 한 명이 청렴하면 주변과 조직을 넘어 세상에 긍정의 파장을 일으키고 어두움에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청렴한 사회 역시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청렴’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해 낡은 말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어의 정의처럼 높고 맑은 성품과 행실을 갖고, 탐욕 없이 살며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각 개인이 청렴의 가치를 알고 부단히 노력하며, 절제된 삶을 사는 노고가 필요하다.

사과씨는 사과 열매를 맺는다. 우리 모두 각자 농부가 돼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청렴이라는 씨앗을 부단히 뿌릴 때 반드시 청렴한 공직문화, 청렴 사회라는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것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

이 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상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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