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이번 글에는 화병(火病), 억울병(抑鬱病), 울화병(鬱火病)환자중에 음적(陰的)성향의 환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음적(陰的)성향의 가장 큰 특징은 누가 보더라도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성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연예인으로 치자면 여리여리하고 흰 피부에 목소리도 나긋나긋한 ‘강수지’씨 정도를 연상해보면서 글을 읽으시며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개 음적(陰的)성향의 환자들은 진료실에서도 본인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질문에도 그런 것 같다고 하고, 반대되는 질문에도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서 환자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됩니다. 성격도 온순한 경우가 많아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도, 이것도 맞는거 같고, 저것도 맞는거 같아 본인이 미안해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에서 본인의 주장은 일관되고 강한 편이라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 제법 강단이 있으신데…?” 이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지는 않고, 대부분 양보하고 참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정이나 직장, 모임속에서 항상 속으로만 꾹꾹 누르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부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태나 생각을 표현하지 않다보니 이 증상, 저 증상에 대해 걱정이 많고 다양한 의학상식을 찾아보며 홀로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건강염려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걱정과 염려가 많다보니 잠자리가 조금만 바뀌거나 조금만 신경쓸 일이 있어도 잠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신체적으로 손이 떨리거나 살이 떨린다고 하는 호소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조금만 긴장해도 쉽게 두근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소화력도 좋지는 않아서 마르고 왜소한 체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체력도 떨어지니 추위도 많이 타고, 어지러움도 자주 느끼고 쉽게 지쳐서 수시로 휴식을 취하게 되거나, 이로 인해 정상적인 외부활동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외에도 은은한 두통이 지속되어 상시 두통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고, 소변을 자주 보는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증상은 사실상 다 갖다 붙여도 됩니다. 아주 다양하고 많죠. 다만 가장 주된 특징은 호소는 많으나 양적(陽的)성향의 사람보다 증상의 정도가 강하지 않고, 오랜 시간 완만하게 지속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는 음적(陰的)성향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한의학적 방법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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