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기본적으로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규제정책을 쓰고 있다. 정책의 기본 전제로 이상적이고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시장경제는 이상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에서 부동산 불패는 신화가 아닌 엄격한 경제법칙이 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 19에 의하여 3천조나 되는 시중 유동자금이 투자할 곳을 잃었다. 부동산만이 유일한 상황이다. 은행에 1억원을 예금해도 월 10만원의 이자를 받지 못하지만, 부동산에 투자하여 월세를 받는다면 은행 이자에 몇 배의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동산이 거주가 아닌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그 사실을 무시한 부동산 정책은 정책문제를 잘못 정의한 것이다.

정책문제에 대해 잘못된 정의로 발생하는 정책 오류를 제3종 오류라고 한다. 3종 오류는 근본적인 오류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의 효과성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규제정책의 경우 3종 오류는 규제의 역설로 규제 이전보다 더 나쁜 상황을 가져오고, 그 결과 더 강력한 규제 정책을 사용하는 소위 규제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이를 해리스(Joel Chandler Harris)는 타르 베이비(Tar Baby)라는 우화 이야기를 이용하여 규제의 타르 베이비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야기는 여우가 토끼를 잡기 위해서 타르로 인형을 만들어서 토끼를 유혹하고자 한다. 그러나 타르가 묻은 토끼를 여우도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재치있는 토끼가 도망친다는 이야기이다. 타르 베이비 효과는 오늘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조치를 하면 할수록 문제가 가중되는 상황에 인용된다. 지금 우리의 부동산 정책은 타르 인형처럼 때리면 때릴수록 손에 타르가 더 많이 묻는 상황이 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를 하면 시장은 풍선효과로 날고, 투기 부동산에 대하여 중과세하겠다면 세금을 가난한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수도권 부동산 정책의 힘이 빠질 때까지 유동자금은 기획 부동산이 되어 지방 아파트 가격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의 역설과 규제의 악순환은 지금 조세 저항으로까지 번질 기세이다. 조세 저항이 현실화되면 정부와 정책 결정자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가져오고, 신뢰의 위기는 정책이 위기를 가져와서 올바른 정책에 대하여도 믿지 않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부동산 정책의 정책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뛰는 토끼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다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 국회의원들이 아파트를 팔아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세금으로 겁을 주어서 겁을 먹을 시장도 없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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