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만 사과·배 재식재 희망…33% “대체 작물 미결정”

콩·들깨 식재 농가 가장 많아…충북농기원 기술 지원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폐원한 충북도내 농가 중 68%가 사과와 배나무 재식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는 기세가 한풀 꺾인 과수화상병에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의심 발견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19일 충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충주·제천·음성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으로 폐원한 농가 579곳을 대상으로 재배 현황과 의향을 조사한 결과, 3년 뒤 과수 재식재를 희망한 농가는 32%에 그쳤다.

다른 작물 식재 희망 농가는 35%이고, 나머지 33%는 대체 작목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 농업기술원도 대체작목을 발굴, 제시해 영농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새로운 재배를 시작한 농가의 작물은 콩과 들깨가 45%로 가장 많았다. 일부 농가는 옥수수, 고구마, 감자, 고추 등을 심었다. 다음 달 들깨나 김장배추 등을 심을 예정인 농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 농업기술원은 폐원 지역에 적합한 작목으로 지황, 당귀, 천궁, 유채, 고구마, 삼채, 양파, 들깨 등 1년생 작목을 꼽았다. 잔대, 황기, 작약, 도라지, 더덕, 포도 등 다년생 작목도 추천했다.

농업기술원은 앞으로 폐원농가를 대상으로 대체작목 재배기술교육과 핵심기술을 영상으로 제작해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체작목 소득화 지원 국·도비 시범사업을 추진해 폐원한 농가가 새로운 작목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영농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도내 가장 많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주시도 7월 들어 의심 신고가 1.6건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여름철로 접어들어 고온과 폭염이 다가오며 화상병세균의 활성과 감염력이 떨어져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과수화상병은 여름철에도 발병하고 온대지역은 이론상 11월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과수 농업인들이 과실을 수확할 때까지 마음을 놓지 말고 자기 과원에 화상병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식물방역법 제50조에 따르면 화상병 의심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농업인의 고의나 중과실로 신고를 기피한 경우 정부는 긴급방제 후에 주어지는 손실보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자가 방제 시험’을 한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동원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해야 할 사항이다. 화상병균은 전파 수단이 다양하고 전파속도 또한 매우 빨라서 공인되지 않은 방제 시험을 하면 위험하다.

송용섭 도 농업기술원장은 “추천 대체 작목은 작목별 소득, 피해 지역의 재배환경, 유통·판매 등의 환경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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