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2018년 8월 카페 등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고 2019년 4월부터는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에서의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실생활에 불편함이 크게 다가왔지만 약 2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새로운 제도에 적응해 카페에 들어가기 전부터 ‘테이크아웃’을 말해야 할지 결정한다.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20원에 구입해 사용하거나 대형마트에서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담아 가는 일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우리 생활에 녹아들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파괴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전국적인 ‘플라스틱 줄이기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법률을 통해 이렇게 우리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추진될 정책을 살펴보면 △컵 보증금제 실시 △2022년부터 종합 소매점과 제과점에서의 비닐봉지 사용 금지 및 2030년까지 전 업종에서 비닐봉지 사용 금지 △2021년부터 포장·배달음식에 일회용 식기류 제공 금지 △2022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2022년까지 택배 상자 재사용 방안 추진 및 친환경 포장 기준 마련 △2021년부터 1+1 묶음 상품 등 이중 포장 금지 △포장재 없는 유통시장 마련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마켓 확대 △2021년부터 친환경 신용카드인 ‘그린카드’에서 에코머니 포인트 적립 제공 등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실생활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심되기도 한다. 나 또한 사무실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고 물건을 사러 갈 때 장바구니를 준비해 나가는 일에는 익숙해졌지만 종이 빨대를 사용하거나 빨대 없이 음료를 먹는 일에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배달 음식이나 택배를 주문할 때와 같이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도 일회용품이 너무 많다는 생각은 하지만 막상 일회용품을 대체할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환경친화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의지가 일상 속의 불편함을 마주할 때마다 약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목적 앞에서 단 몇 십 년의 노력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지치지 말고 일회용품을 사용할 때마다 느껴지는 작은 찝찝함을 기억하자고 독려하고 싶다.

단번에 생활 습관을 고칠 수는 없겠지만 두 번의 일회용품 사용을 한 번으로 줄이는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변화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 믿으며 우리들에게 다시금 일상의 불편함을 권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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