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청주 나비솔한방병원 원장

 

[충청매일] 지난 시간에는 화병(火病), 억울병(抑鬱病), 울화병(鬱火病)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며 양적(陽的)성향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양적성향의 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비정상적인 화(火)는 오장육부(五臟六腑)중에 주로 간담(肝膽), 심(心), 삼초(三焦) 등의 장기에 축적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병명(病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울(鬱)화(火)는 화(火)가 울체(鬱滯), 즉 퍼지지 못하고 막혀있다는 뜻입니다.

화(火)는 병적인 원인만 되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항온동물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 열기(熱氣)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화(火)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가 되었던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런 화(火)가 인체내부의 특정 장기에 쌓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지속적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입니다. 축적된 과도한 화(火)는 실체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거나 측정할 수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축적된 화(火)는 체온을 측정해도 체온이 올라가 있거나, 실제적인 염증수치가 올라가 있거나 하지 않은 무형의 화(火)이기 때문입니다. 이전 시간에 소개드린대로 대부분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양적(陽的)성향의 환자들은 대부분 성격도 급하고, 하고 싶은 말도 다해야 하는 경향이 강하며, 화(火)가 밖으로 표출되어 얼굴이 붉거나, 두통이나 어지럼을 자주 호소하고, 추위보다는 더위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활동적인 경우가 많이 비만으로 가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 양적(陽的)성향의 화병(火病)을 치료하는 가장 대표적인 약재는 황련입니다. 본초서에는 황련은 맛이 쓰고, 성질은 차가우며, 심(心)ㆍ간(肝)ㆍ비(脾)ㆍ위(胃)ㆍ대장(大腸)경(經)으로 귀경(歸經)한다고 되어 있습니다(귀경의 의미는 주로 그 장부에 약효가 작용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심(心)ㆍ간(肝)은 우리 인체에서 대표적으로 화(火)가 쌓이는 장부입니다.

또한 대표적 효능으로 청열조습(淸熱燥濕), 사화해독(瀉火解毒), 습화울결(濕火鬱結)으로 되어 있습니다. 귀경과 효능만으로도 축적된 화(火)를 잘 꺼줄 수 있게 보입니다. 또한 황련은 그 약리적 효능으로 장(腸)의 염증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는 효능도 있어, 급만성 장염이나 설사에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황련은 성질이 차가워서 장기복용하는 경우 대변이나 소화의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상담을 통해 복용토록 하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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