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2주년 인터뷰 … 한범덕 청주시장

 

무심천 동쪽, 산재한 유산 연결해 역사문화벨트로

서쪽, 도심·오송·오창 잇는 삼각 첨단산업벨트로

[충청매일 이대익 기자] 한범덕 청주시장은 민선 7기 취임 2주년을 맞는 소회로 먼저 ‘억수 같이 쏟아지던 비’를 떠올렸다.

한 시장은 “2년 전 이맘 때 즈음 취임식이 예정되어 있던 전 날에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바로 전 해 유례없는 물난리의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이었다. 당연히 행사를 취소하고 취약지역을 돌아 봐야 했다. 그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2년차 후반기인 올해 상반기는 감염병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살피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쏟고 있다.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정부의 첫 번째 책무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기반으로 좀 더 질 좋은 삶을 만들어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단기간에 두드러진 성과가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제도를 정비하고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시민 스스로 안전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의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재난의 유형을 발굴하고 그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숨 쉬듯 당연하게, 미처 인식하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위기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물밑에서 촘촘한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 결국 청주시가 해야 할 일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노력들을 해 왔다. 10년 후 우리의 일상은 그런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 시장에게 지난 2년간의 성과와 앞으로 2년간의 목표를 들어봤다.

●청주시의 현안과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은.

가장 큰 현안은 당연하게도 코로나19 대응이다. 물샐 틈 없는 감염병 관리활동은 물론 경제위기로 인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 시책까지 비상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시작과 동시에 방역 현장에 투입된 청주시 직원들이 9개 분야 연인원 4만여명에 이를 만큼 시민들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으니 시민 여러분께서도 조금만 믿고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불안과 불편 그리고 불쾌함이 없는 ‘3無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난안전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우수 저류시설 설치, 대기오염 총량 관리 등 시민들의 안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청주시에는 맑은 고을이라는 도시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게 폐기물 업체가 난립해 있다. 특히 시설용량을 기준으로 전국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자체 발생 폐기물량에 비해 관외 폐기물이 다량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배출지역에서 폐기물을 자체 처리하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소각장의 신규허가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침을 세워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높다는 오명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폐기물 소각시설의 집중도 문제지만 동고서저의 분지형 지형 특성도 상당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34개에 이르는 장·단기 대책들을 마련하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도심 내에서의 이동권은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교통약자는 물론이고 원도심을 찾는 일반 시민, 1천500년 고도의 역사문화 사이트를 찾는 외지인들까지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대중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할 생각이다.

6년이라는 긴 논의과정을 거쳐 탄생한 청주형 준공영제 도입안이 지난 5월 청주시의회를 통과했다. 추진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준비를 하겠다. 이와 더불어 청주 도심의 T자형 교통흐름에 트램을 주축으로 한 교통체계 개선도 검토 중에 있다. 준공영제와 함께 도심 구석구석을 불편 없이 연결할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원재순환 문제는 이미 불쾌함을 넘어 자연과의 공존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소각장 문제에서 보듯 무분별하게 버린 다음 태우고 묻는 일을 고민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 쓰레기 문제를 ‘분리수거’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분류 배출과 수집’이라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적게 버리고, 잘 버릴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우리의 다음 세대는 물론 지금의 우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시민 캠페인은 물론 교육도 계속해오고 있으며 10개의 거점을 선정해 재활용품 거점배출제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시정 목표대로 위민의 정신이 담긴 행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국제 설계 공모 중인 신청사는 시민불편이 없고 아무 때고 편히 찾아와 의견을 제시하고 쉴 수 있는 혁신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간 기억에 남는 성과나 향후 기대되는 부분은.

민선 7기 2년 차에 두드러진 다섯 가지 성과를 순서에 상관없이 꼽으라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시설 일몰제 대응,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청주 오창 유치, 법정 문화도시 지정, 문화제조창C 사업의 준공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청주형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이다.

녹지, 산업, 문화, 도시재생, 그리고 교통이라는 시정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점은 ‘함께’의 가치를 보여주는 사업들이라는 점이다. 여러 부서는 물론, 시민들, 타 지자체 등과 함께 이룬 성과이기에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기대도 크다.

도시공원에 이어 청주시를 대표하는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자체 LNG발전소 건립 문제도 공론의 장에서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협치를 통해 해결할 예정이다.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는 IT, BT산업이라는 청주의 첨단산업 지형에 나노 테크놀로지까지 추가돼 관련 신산업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계가 주목할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무심천 동쪽은 고도의 역사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법정 문화도시의 지정은 그 가능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청주의 경제 중심에서 문화중심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문화제조창C 사업은 청주 도시재생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한편, 문화를 매개로 한 재생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전국적으로도 모범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청주형 준공영제는 시민과 운수업계 종사자의 상생을 통해 대중교통 체계 개편의 전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2년의 계획과 청주시의 방향성은.

청주시는 1천500년을 이어온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동시에 첨단 테크놀로지 산업 기반도 탄탄한 이상적인 도시 기반을 갖추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중심으로 동쪽은 1천500년 고도의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산재해 있는 소중한 유산들을 연결시켜 벨트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역사와 사람,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살리는 방향성을 기본으로 공공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역사자원이 밀집해 있는 중앙공원은 사적공원으로 조성하고, 충혼탑도 순국선열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보훈교육도 가능한 메모리얼 파크로 재탄생 시킬 것이다.

또 육거리시장 아래 묻힌 남석교의 복원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 정북동 토성과 고인쇄 박물관, 사직2공원과 상당산성 등을 이어 고도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다.

무심천 서쪽은 오창과 청주테크노폴리스의 IT와 오송의 BT라는 단단한 첨단산업의 토양이 기반이 되어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청주TP의 3차 확장 사업은 보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도심 내 핵심단지로 규모를 확장할 것이고, 오창에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 이어 방사광가속기라는 미래 핵심연구시설까지 유치했다. 여기에 청주전시관이라는 컨벤션 산업과 오송역세권의 개발을 통해 청주도심과 오송, 오창을 잇는 삼각벨트는 앞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산업벨트가 될 것다. 민간부문에서 후회없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은 물론 정주여건 개선에 청주시가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이처럼 무심천을 기준으로 한 동·서축 발전 비전에 안전과 협치의 방향성으로 시민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킨다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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