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21대 국회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 지난 20대 국회가 ‘개회시는 동물국회, 휴회시는 식물국회’라는 일명 ‘놀고먹고 싸움질 만 한 국회’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줬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들의 여망을 아는 듯 21대 총선을 통해 뺏지를 달게 된 국회의원 모두가 ‘일 하는 국회,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런데 개회 20일 지나도록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걸 보니 참으로 배신감마저 드는 기분이다.

‘어찌 내가 저런 인간들을 국민의 대표라고 뽑았는지’라며 자괴감마저 든다.

왜 국회의원 뺏지만 달면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고 당리당략에만 열을 올리는 걸까.

어학사전에 보면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 ‘국회의원은 비록 특정 지역구에서 당선되어도 지방의회 의원과는 달리 특정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정을 운영·통제·감독해야 한다. 이것이 대의제 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이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라고 기록 돼 있다. 따라서 이들은 국익우선에 가장 우선적으로 앞장서야지 당리당략, 즉 법사위원장을 우리 당이 차지해야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18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11대 7로 하되 법사위원장 만큼은 여당이 해야 된다는 주장과 지금까지 국회 관례상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아왔기 때문에 거대 야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야당이 해야 한다는 밥 그릇싸움에 이제 국민들도 지쳐간다.

지난 20대 국회가 끝나고 21대 국회가 개회되기 전 국민들은 이번에는 지난번까지 먹고 싸우기만 하는 국회는 보지 않겠지 하며 기대와 희망을 가졌지만 개회 20일 넘도록 산적한 국정을 제쳐두고라도 코로나19로 익사위기에 있는 국민들에게 시선 한번 주지않고 ‘오로지 마이 웨이’하는 국회를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도대체 국민의 대표라는 자들이 어찌 그리 국민들의 얼굴에 온통 먹칠을 하는지, 어찌 저런 인간들이 국민의 대표로 선출됐는지 참으로 낯 뜨거울 정도다.

놀고 있는 국회를 보니  ‘무노동 무임금’ 적용이 안 되는 특권층이 국민의 대표라는 것에 분통마저 든다.

180대 103의 여야비율은 국민이 만들어준 의석수이지만 결국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직위에 잇는 국회의원이라면 서로 화합하고 한마음으로 코로나19로 익사위기에 있는 국민들을 심호흡이라도 하며 코로나정국을 이끌어 가야하는 책임이 있다.

그런데 자신들의 밥 그릇 싸움만 하며 20일이 넘도록 고작 한 일이 개회식뿐이니 아직도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저런 집단을 국민들이 어찌 신뢰하고 국정을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지난 20대 국회 마지막 날 여당 대표는 “20대 국회가 항상 오늘처럼만 일하는 국회가 됐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며 “21대 국회는 지금처럼, 오늘처럼 ‘일하는 국회’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인사말을 통해 “21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21대 국회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소통은 정치의 중요한 덕목이다. 소통은 공감을 낳고 공감대를 넓히면 타협에 이를 수 있다”며 “국민 통합도 그 출발점은 소통이다. 소통하자”고 덧붙였다.

국회의원들이여 초심을 잃지말고 국민들에게 표를 구걸할 때 약속한 말이 무엇인지를 잘 새겨 행동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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