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 요원 1천900여명을 직접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하기로 발표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에 하루 만에 20만명 넘게 동의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23일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은 하루만인 이날 오전 8시10분 기준, 14만3천67명을 돌파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번 결정으로 힘들게 스펙 쌓고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이 들어갈 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건 기회의 평등이 아니고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번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 각종 커뮤니티등 온라인 상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정규직 전환이 ‘공정한 경쟁의 시스템을 파괴하는 격’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으며, ‘앞으로 눈치껏 알바를 잘 찾아보는게 낫겠다’라며 자조 섞인 표현도 더러있었다.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로또취업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 묻지마 정규직화는 대한민국의 공정 기둥을 무너뜨렸다. 노력하는 청년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인천공항은 ‘로또 정규직’ (전환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십만의 청년들이 그 취업 기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노력을 다해왔는데, 그 믿음이 송두리째 박살난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청와대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원 1천902명의 정규직 전환하는 논란과 관련, “응시 희망자에겐 오히려 큰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수석은 “청년 입장에선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내가 가는 자리에 치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것 같다”며 “지금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는 취업 준비생들이 준비하던 정규직이 아니고, 기존 보안검색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 사흘 만에 첫 외부 행사로 인천공항을 찾아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바 있다.

이에 공사 측은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는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공항공사는 당초 보안검색 요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가 지난달 청와대 회의 이후 직고용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며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정규직 전환은 다들 공감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논란이 많은 만큼 추진 규모와 방법에서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나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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