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사람은 누구나 삶의 필수요소인 직업이 있어야 생계를 이어가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삶의 수단인 수만 가지의 다양한 직업 중에 자기적성과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아 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적성검사도 하고 부모나 선생님과 의논도 하며 심지어 사주팔자나 점(占)도 보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주위에 보면 실력이 있음에도 초반에 선택을 잘못하여 어렵게 일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능력에 비해 선택을 잘하고 노력하여 성공한 사람도 많이 있고 인생사가 각기 참으로 다양하다.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 어느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심심풀이로 점을 봤는데 ‘장사를 할 팔자고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분 점괘와는 전혀 다른 40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했다. 공직을 시작하게 된 동기로 인해 평생 공직은 나의 운명이란 생각을 하며 외길 인생을 걸었다.

학교졸업 후 시골에서 부모님과 생활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시내에 나갔다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가 ‘오늘이 원서마감일’이라고 알려줘 가까스로 접수해서 공무원이 됐기 때문이다. 공직생활이 보람도 있고 다른 어떤 직업보다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살았기에 자녀들 또한 훌륭한 공무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흔히들 ‘럭비공과 자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듯이 필자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 시절 딸은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 싶고 아들은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몹시 당황했었다.

그 후 딸은 아나운서로 진로를 바꿔 모 방송사에서 근무하다 결혼 후 아들, 딸 둘 낳고 구독자 3만의 유튜버로 활동하고 아들은 패션디자이너의 길을 홀로 개척하며 미국으로 건너 간지 5년이 됐다.

요즘은 아들도 패션을 하며 자기 누나 따라 유튜브도 하며 소식을 전해오고 있어 반갑고 처음과 달리 잘 선택했고 대견하단 생각을 하고 있다.

머나먼 타국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자기가 원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비록 밥을 굶을지라도 행복하리란 신념으로 마음속으로만 응원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일생을 살며 돈도 잘 벌고 명예도 얻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농사짓는 사람도 있어야하고 장사하는 사람도 필요하고 경찰과 군인 소방 등 고루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

요즘 보면 한쪽에서는 사람을 못 구해 안달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동분서주하며 애를 끓고 있다. 이는 흔히 말하는 3D업종 기피란 사회현상 때문이다.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하면 최선의 직업이다.

그러나 차선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택한 직업일지라도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에 열정적으로 긍지와 보람을 갖고 생활하면 행복하리라 믿는다.

행복은 항시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진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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