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주
수필가

[충청매일] 우금산성은 전라북도 부안읍에서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개암사(開巖寺) 뒷산에 있는 둘레 3천960m의 테뫼식 산성이다. 석축산성의 일부가 잘 보존되어 있다. 군데군데 수구도 온전하게 보존 된 것이 보인다. 우금산성은 663년 8월 부흥백제가 최후를 맞은 아픔을 지니고 있는 산성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주대학교 백제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한 ‘백제 부흥운동사 연구’에 보면 부흥백제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주류성의 위치에 대해 설이 분분하다. 주류성이란 이름이 일본서기에만 전해지기 때문에 그 위치에 대한 추정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북쪽으로부터 세종시 전의면 운주산성, 홍성의 장곡산성 또는 학성산성, 청양의 두릉윤성, 예산의 임존성, 서천의 건지산성, 그리고 부안의 우금산성이다. 이번 우금산성 답사로 7개의 산성을 모두 답사한 셈이다. 그래서 나만의 결론도 마음속에 내려졌다.

개암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입산하여 한 날망을 올라갔을 때 산성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산성이라는 감이 오기 시작했다. 함께 간 사람들에게 산성이라고 말했다. 석성에 흙이 덮이고 그 위에 잡목과 잡초가 우거졌다. 풀숲에서도 성벽의 형태는 뚜렷하다. 여기도 다른 산성처럼 등산로가 성벽 위로 나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날망을 올라서니 발굴 조사하는 부분이 보였다. 아마도 문지(門址)인가 보다. 성 전체의 동쪽이니 동문지가 아닌가 한다. 흙 속에 묻혀 있던 성벽이 옷을 벗고 알몸을 드러냈다. 건물지로 추정되는 바닥은 비닐로 덮어 훼손되는 것을 방지했다. 한옆에 기와편을 쌓아놓았다. 발굴하는 사람들이 소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베어 내지 않았다. 발굴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알아보니 2018년 1월경에 우금산성 동문지 발굴 결과가 이미 보도되었다고 한다.

드러난 성벽은 오랫동안 흙 속에 묻혀 있어서 성석이 아주 깨끗하다. 성석은 잘 다듬어 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연석을 그대로 쌓은 것도 아니었다. 일부 그대로 쓴 것도 있고 일부 생긴 대로 쓴 것도 있다. 아마도 축성 공사를 할 때 자연석으로 쌓으면서 쌓기 좋게 망치질을 하면서 쌓은 것 같다. 기록에 의하면 3차례 이상 고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와편이 꽤 많이 나왔나 보다. 형태가 비교적 온전한 것들만 분류하지 않고 옆에 쌓아 놓았다. 나는 만지지 않고 위에서 사진만 찍었다. 빗살무늬도 있고 물고기 가시 무늬도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연꽃무늬가 발견된 것이다. 1천500여 년 전 무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기와편과 함께 토기편도 몇 조각 보였다. 토기는 진흙으로 빚었는지 검은 색이고 두께가 아주 얇았다. 이렇게 얇게 빚어서 불에 구워 일상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상당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에 의하면 기둥을 세웠던 홈이 있는 돌도 나왔다고 한다. 대개 이런 것을 목주홈석이라 하는데 아마도 나무 기둥을 세웠던 흔적이 아닐까 한다. 동문지 발굴 결과 여러 가지 성문의 특이점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발표 결과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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