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팬데믹으로 커진 코로나19가 어디까지 가고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하여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코로나19가 이후의 세계는 개인의 삶의 방식부터 국가체제의 운영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일치하고 있다. 앞서가는 사람은 코로나19보다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다.

전 세계는 1980년대 이후 급격한 세계화(globalization)를 지향하였다. 사람, 기업, 정부 간의 상호 작용과 통합의 과정으로 이해되는 세계화는 특히 경제적으로 상품, 서비스, 기술, 자본의 급격한 이동을 통해 전 세계 국가 경제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증대시키고, 기술변화와 함께 문화와 사회적으로 더 밀접한 소통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세계화의 물결은 지속해서 확대 재생산될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고,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가 이에 적응하면서 변화를 추진하였다.

반면에 세계화가 사회적 붕괴, 민주주의의 붕괴, 환경 악화, 불평등의 확산, 빈곤, 새로운 질병의 확산 등과 연계되어 새로운 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이러한 우려는 새로운 형태의 종교 갈등, 민족 갈등으로 정당화되기도 한다.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 팬더믹으로 확산한 데는 몽골이 추구한 세계화의 꿈이 확산을 주도했다. 코로나19의 확산도 이 세계화가 한몫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사회적 차원의 세계화에 새로운 국면의 전환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심심치 않게 뉴스화되고 있는 서구 국가의 아시아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이다. 우리의 경우도 우환 코로나로 불리 울 때 중국인과 신천지 교인에 대한 혐오가 팽배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코로나 환자를 가진 미국에서는 정치적 이유까지 겹쳐서 중국에 대한 혐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중국인을 필두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는 조롱에서부터 폭력에 이르기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콜럼버스, 윈스턴 처칠, 넬슨 만델라, 마하트마 간디 등의 역사적 인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재난에 대한 인간의 미약함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산물이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형 재난이나 팬더믹에서 항상 희생양(scapegoat)으로 타민족, 타인종을 선정하여 자신들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코로나19 이후에 찾아들 수도 있는 불안한 삶은 세계화로 가까워졌던 나라 간의 사회적 거리를 더욱 확대할 위험이 크다. 사회적 거리가 멀어지면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세계화에 대한 가정은 재수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화는 우리나라 발전에 원동력이었다. 세계화가 자민족중심주의나 패권주의로 밀려나거나 주춤한다면 우리의 장래는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합니다“ 라는 우리의 슬로건을 세계화하는 노력을 우리가 솔선수범하여 추진할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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