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9년 장애인생활체육’ 결과를 발표했다. 장애인생활체육 인구 24.9%를 달성해 지난해보다 1.1%가 상승했다고 한다. 10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이와 같은 결과는 2010년에 조사된 8.6%에 비해 약 3배가 증가한 수치다.

내가 처음 장애인체육을 시작한 것은 더 오래된 일이다. 2005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시작됐다. 사고 당일 아침 집 문을 열고 나가서 1개월간의 기억이 없었다. 13시간의 기나긴 수술이 끝나고 또 몇 일간의 사투를 벌이다 희미하게 정신이 들어 눈을 뜨고 처음 본 광경은 아주 환한 불빛이었다. 천국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에도 몇 명의 사람이 운명을 달리하는 중환자실이었다. 수술은 잘됐지만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다른 친구들은 2년간 국방의 의무를 다할 동안 나는 2년간의 병원생활을 했다. 그 후 사회로 돌아가고자 퇴원을 준비했다. 퇴원 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병원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길에는 자갈과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그리고 빗물이 빠져나가는 배수구 등 휠체어를 이용하는 나에게는 문을 열면 전쟁터와 같았다. 자연스럽게 외출의 횟수는 줄어들었고 그로인한 불편함과 불만족들이 발생했다.

어느 날 병원생활을 같이했던 형에게 연락이 왔다. “같이 배드민턴을 해보자”며 권유했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얼떨결에 참여하게 됐다.

약속한 체육관에 도착하니 다른 장애인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장애인체육회의 지원으로 파견된 생활체육지도자 덕분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나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해 주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장애인이 된 후 처음 느껴본 만족감이었던 것 같다. 신체적 장애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체육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많은 것을 얻게 된 중요한 시발점이 됐다. 지속적인 활동으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걸어보기도 했다. 체육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 사고로 인해 중도 포기했던 학업을 마치고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하루아침에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되면서 많은 좌절과 절망, 포기해야했던 사회활동들을 배드민턴이라는 체육활동을 통해 얻게 된 부분들도 많았다. 가장 큰 목표였던 직업과 가정을 꾸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약 26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5%가 넘는다고 조사됐다. 지금도 많은 장애인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신체의 일부기능을 잃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직은 보완하고 발전할 부분이 있지만 현재의 장애인체육 서비스는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된다.

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나갈 마음의 준비와 전화 한통이면 장애인체육회는 그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로 다가갈 것이다. 체육활동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되찾고 느끼며 또 다른 아름다운 삶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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